[김지영 신부의 교리산책] 왜 일요일을 ‘주일’로 정했을까? 많은 분들이 기도합니다. “주님, 올해는 제가 주일을 잘 지켜 주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 곳도 많고, 행사도 많고, 생계를 위해 일도 해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주일’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약에서 주일은 ‘안식일’이었습니다. 안식일은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취하는 거룩한 날입니다. 유다인의 안식일은 금요일 해가지는 시각부터 토요일 해지기 바로 전까지의 꼭 하루를 말합니다. 이날에는 완전히 노동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주님이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이 안식일에 강복하고 그날을 거룩하게 한 것이다’(탈출 20,11) 안식일은 ‘멈추다’, ‘휴식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어 동사 ‘사밧(sabbath)’에서 유래되었으며,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신명 6,7)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취하는 거룩한 날입니다. 유다인들은 일곱째 날인 토요일을 안식일로 정하고 쉬면서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의 업적을 묵상하며 거룩하게 지냈습니다. 안식일 다음날 곧 주간 첫 날인 일요일은 바로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신 날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신 것도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이날을 ‘주님의 날’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주일이 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교회에서는 사도 시대부터 지금까지 일요일을 ‘주님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7일 주기를 채택하여 부활의 날을 기념하도록 교회의 전통이 생겨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일은 연중 거행되는 ‘작은 부활 축일’인 것입니다. 그 주일의 정점은 미사성제의 거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일 미사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매 주일을 통해 부활의 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주일 미사의 참된 의미를 충분히 깨달아 주일을 지키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자세일 것입니다. [2017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서울주보 4면, 김지영 사무엘 신부(사회교정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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