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세례성사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5) 신자가 되려면 제일 먼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성사가 바로 세례성사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성사의 기본이자 바탕이 되는 세례성사를 칠성사 중에서 가장 앞자리에 놓습니다. 부활하신 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마태 28,19)고 사도들에게 이르셨습니다. 그 후 교회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어 왔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베푸는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얻게 되며 교회의 직무인 예언직, 왕직, 사제직에 참여 하게 됩니다. 세례(洗禮)는 말 그대로 물로 씻는(洗) 예식(禮)입니다. 본래는 물에 잠기었다가 나오는 예식이었지만 점차 물로 이마를 씻는 예식으로 간소화되었습니다. 물은 죽음과 생명, 정화를 의미합니다. 홍수의 물이 죽음을, 가뭄 때의 물이 생명을 상징하듯이 세례성사의 은총을 통해 죄악에 물든 과거의 우리 자신은 죽게 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여 우리도 하느님의 새로운 생명을 얻게 합니다. 또한 우리가 물려받은 ‘원죄’와 지금까지 우리가 저지른 죄인 ‘본죄’를 모두 용서받아 깨끗한 몸으로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게 됩니다. 세례성사는 주교나 사제, 또는 부제가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라도 가톨릭교회와 같은 뜻을 가진다는 지향이 있다면 누구나 세례를 줄 수 있습니다. 이때는 교회가 정한 양식을 따라야 하는데 세례 받을 사람의 이마에 물(자연수)을 부으며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무)에게 세례를 줍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위급한 상황에 주는 세례성사를 ‘대세(代洗)’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자 그 응답에 대한 하느님의 선택으로 베풀어지는 세례성사는 우리의 영혼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영적 표시인 인호(印號)를 새겨 주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만 받을 수 있고 취소될 수 없습니다. 또한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부르실 이름도 새롭게 짓게 되는데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정하고 받게 됩니다. 이는 그분을 수호성인으로 공경하여 보호를 받으며 그 분의 성덕을 본받기 위한 것입니다. 천주교에서는 자신의 세례명으로 정한 성인의 축일을 자신의 영적인 생일, 즉 영명축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로마 6,4) [2017년 4월 30일 부활 제3주일(이민의 날)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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