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신부의 교리산책] 미사 중에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는 왜 “아멘”을 하지 않을까? 아멘(Amen)은 히브리어로 ‘진실로’,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그렇게 될 것을 믿습니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사 중에 바치는 ‘아멘’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본기도와 예물기도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 끝에 교우들은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이는 교우들이 사제가 바치는 기도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그 내용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감사기도의 끝부분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면서 마침 영광송을 사제가 바친 후에 신자들이 “아멘”이라고 응답합니다. 이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사제의 영광송과 감사기도 전체에 온전히 마음으로 응답하며 동의하는 것을 드러냅니다. 세 번째로 성체를 모시기 전에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면 교우들은 “아멘”이라고 응답을 합니다. 성체의 모습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신앙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아멘’은 기도를 마감하는 응답이며 주님의 뜻이 꼭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동의하는 신앙고백입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바치는 ‘주님의 기도’ 끝에 바로 아멘을 붙이지 않는 이유는 아직 기도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성찬례 예식 중 영성체 예식의 시작으로 사제는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하고 교우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바치자고 권고합니다. 그러면 교우들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되는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그런 다음 사제는 혼자 부속기도(附續祈禱 :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를 바칩니다. 부속기도가 끝나면 모든 교우가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 하고 찬미의 기도로 끝맺음을 합니다. 즉 주님의 기도 그 자체로 기도가 끝나지 않고 사제의 기도와 이어지는 영광송이 “아멘”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 끝에는 “아멘”을 붙이지 않습니다. “에즈라가 위대하신 주 하느님을 찬양하자, 온 백성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 응답하였다.”(느헤 8,6) [2017년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남북통일 기원 미사) 서울주보 4면, 김지영 사무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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