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사랑의 계명, 십계명 부부의 십계명, 직장인의 십계명 등 우리 주변에는 십계명을 응용한 삶의 지표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십계명이 보편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십계명은 그저 구약성경에서나 전해지는 과거의 율법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신자들에게도 여전히 적용되는 하느님의 계명이자 약속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십계명을 주요 기도문 안에 포함시켜 신자들이 마땅히 지켜야할 윤리적 규범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탈출기 20장 2절에서 17절과 신명기 5장 6절에서 21절, 두 곳에서 전하는 이 열 가지 계명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간 행위에 관한 기본 법규들의 핵심적인 요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계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세 계명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사람이 하느님께 대하여 지킬 계명입니다. 그리고 뒤의 일곱 계명은 인간에 대한 사랑, 즉 사람들이 서로 지켜야할 것을 보여줍니다. 십계명은 전체가 같은 맥락에서 파악되는 통일성이 있으며 하나의 계명은 다른 계명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계명은 분리해낼 수 없으므로 하나의 계명을 어기면 십계명 전체를 어기는 것이 됩니다. 인간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찬미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피조물인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하느님을 흠숭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십계명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의무들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며, 그 기본 내용들에서 중대한 의무를 계시해 줍니다. 그 계명들은 본질적으로 불변하는 보편적 진리이므로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할 의무이며 아무도 면제해 줄 수 없는 것입니다. 새 계약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옛 계약인 십계명을 완성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느냐는 부자 청년의 질문에 십계명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지키라고 하시고 더 나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9,16-22 참조) 또한 무엇이 가장 큰 계명이냐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마태 22,37-39)라고 하심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십계명의 기본정신을 더욱 분명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따라서 십계명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두 맥락에서 결국 사랑의 계명이라고 요약할 수 있으며 그 사랑의 실천이 곧 율법의 완성인 것입니다. 성경의 장, 절이 후대에 붙여진 것처럼 오늘날의 십계명은 유대교 학자 필론과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의해 번호를 붙여 열 개의 계명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주로 가톨릭과 루터교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방식을, 정교회나 성공회, 장로교, 감리교 등 여타 대부분의 개신교에서는 필론의 방식에 따라 구분된 십계명을 따르고 있습니다.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하나 단지 분류방법에 따라 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있을 뿐 큰 의미는 없습니다. [2017년 7월 9일 연중 제14주일 대구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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