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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아카데미: 분단 고착하는 정전협정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7-24 조회수4,132 추천수0

[사회교리 아카데미] 분단 고착하는 정전협정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


평화 정착의 유일한 방안은 ‘화해’

 

 

지난 7월 5~7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정의평화 활동가 연수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약 10㎞의 ‘가장 철저하게 무장된 비무장지대 철책’을 걷고 묵상하는 프로그램은 6·25전쟁이 진행 중임을 실감케 했습니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3년여의 6·25전쟁이 잠시 멈추며 맺은 정전협정은 유엔군 총사령관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셋만 서명했고 한국은 제외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반대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서명하지 않았고 우린 작전지휘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7월 27일, 나흘 후는 6·25전쟁이 멈춘, 정전협정 64년째 날로서 이를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정의와 평화의 발걸음이 시작됩니다. 분명히 분단은 불의와 악, 폭력이며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상반되므로 바로잡아야 하고 남, 북을 불의에 지속적으로 방치하기에 우린 평화협정을 원합니다. 대결과 긴장의 세월이 계속될 때 막무가내로 증가하는 군비경쟁은 백성들의 가치관과 사상과 생활양식을 피폐하게 하고 창조적 사상의 폭을 매우 제한할 것입니다.

 

바오로 6세는 “교회로써 복음 선포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더더욱 넓은 지역에서, 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양식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현대의 복음선교」 19항) 따라서 우린 평화협정만이 남, 북의 삶을 개선하고 생활양식에 영향을 미쳐 복음 선포의 소명을 완수하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평화협정을 말할 때 ‘북미평화협정’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평화협정에서 다시 제외되는 결과이며 분단의 지속입니다.

 

남, 북이 합의한 2007년 10·4 선언은 한국이 평화협정 당사자임을 분명히 했으며 새로운 평화협정은 한국이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분단에 기생하고 이득을 얻는 세력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떠나고 북이 남침한다며 평화협정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북측도 미군이 있다면 중국이 자신들을 함부로 못할 것을 알기에 미군의 존재에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우리의 결단이며, 현실제도정치의 경직된 사고는 한발 앞으로 가기 어렵습니다. 북측이 미사일과 핵 등으로 분위기를 험악하게 할지언정 먼저 손을 내미는 우리 쪽의 결단으로 신뢰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을 다시 열고 한미 군사훈련 등을 축소하고 효과가 분명치 않은 제재(制裁)일변도의 대북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한 손에 케케묵은 이념의 칼을 숨긴 채 화해를 말할 수 없습니다. 복음은 먼저 손을 내밀라고 가르치기에 희망입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파견미사에서 분단에 대한 깊은 고뇌와 안타까움으로 민족화해를 위한 활동의 중요함을 말하며 화해만이 평화를 정착시킬 것이고 정의와 평화는 민족의 화해와 내용이 같다고 밝혔습니다. 문득 마태오 복음의 내용이 스쳤습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5,23)

 

* 양운기 수사(한국순교복자수도회) -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소속.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상임위원이며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이다. 현재 나루터 공동체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7월 23일, 양운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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