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예수님을 부르는 여러 가지 표현 성경의 저자들이 예수님과 관련된 다양한 칭호를 사용한 이유는, 각각의 칭호가 예수님 안에 계시된 신비를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 하나의 칭호로 예수님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는 히브리어 ‘메시아’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인데 ‘기름부음 받은 이’를 뜻합니다. 구약 시대에 기름을 바르는 행위는 하느님께서 지도자로 뽑으신 임금, 사제, 예언자가 취임하는 의식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예언자이시고, 대사제이시며, 임금이신 예수님께서 참 구원자이심을 드러냅니다. ‘주님’은 하느님의 주권과 관련된 표현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고백하거나 그렇게 부르는 것은 그분의 신성에 대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사도 바오로에 따르면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계실 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으로 말미암아 있고 우리도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합니다.”(1코린 8,6) 우리는 미사 때마다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합니다. 요한 묵시록에 “어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사이에,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양이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묵시 5,6)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될 때에도 어린양을 제물로 바쳤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어린양이란 칭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희생제물이 되어 돌아가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셨음을 드러냅니다. 복음서에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무려 70번이나 나오는데 주로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지칭할 때 ‘나’라는 대명사 대신 사용하셨습니다. 이 표현은 다니엘서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종말에 나타나 만민을 심판할 천상의 주권자를 뜻합니다.(다니 7,13-14 참조) ‘말씀(로고스)’은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며 하느님의 창조에 동참하셨고, 하느님의 사랑과 영광과 생명을 나누셨습니다. 말씀은 곧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십니다.(요한 1,1 참조) 곧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와 동등하신 분으로서, 예수님의 말씀은 곧 하느님의 말씀이며, 예수님께 해당되는 것은 곧 하느님께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2017년 7월 23일 연중 제16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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