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신문으로 읽는 신앙] 부제에서 교황까지, 가톨릭 성직자의 모든 것 지난 6월 한국 교회에 두 명의 새 주교가 탄생했습니다. 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와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구요비 주교는 각각 15일, 17일 서품식을 통해 주교품을 받게 됩니다. 한국 교회 신자들이 새 주교의 탄생을 기뻐하는 이 순간, 여러분은 ‘주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주교님이 된 우리 신부님, 승진하신 건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까 합니다. 이번 호 NIE는 가톨릭 교회 성직자에 대해 알아봅니다. 교회 내 성직 품계 - 부제에서 교황까지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로는 교황ㆍ추기경ㆍ대주교ㆍ주교ㆍ몬시뇰ㆍ사제ㆍ부제가 있어요. 성직 품계를 크게 나누면 주교, 사제, 부제로 구분됩니다.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는 모두 주교에 속합니다. 대주교와 주교는 교구의 규모에 따른 분류일 뿐 서열에 따른 분류는 아니랍니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원로 사제의 공로를 인정해 교황청이 내리는 명예직입니다. 사제는 우리가 잘 아는 일반적인 신부님들이에요. 부제는 사제직의 준비 단계로 사제를 보좌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교황, 주교, 사제’의 권한, 어떻게 다른가요? 먼저 가톨릭 교회의 조직 체계를 알아야 해요. 교회는 기본적으로 세계 교회(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교구), 본당으로 이뤄집니다. 세계 교회의 최고 목자가 교황, 개별 교회 최고 목자는 주교, 본당 책임자는 (주임) 신부입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 중에서도 베드로를 뽑아 교회를 맡기셨듯이 교황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전 세계 보편 교회의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주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서 특별히 뽑은 열두 사도들의 후계자로, 일정한 지역 교회(교구)를 맡아 최고 목자로서 통상적 사명을 수행합니다. 신부는 주교의 협력자로서 주교의 명을 받아 일정한 구역을 맡아 신자들을 사목하거나 특수한 직분을 수행한답니다. 교회 조직은 수직적 상하관계인가요? 교회는 사도단의 후계자인 주교단에 의해 사목되고, 모든 신자는 응분의 권리와 의무를 지는 서열로 조직돼 있습니다. 이러한 교회 조직을 ‘교계 제도’라고 합니다. 오늘날 교계 제도는 성직자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면서 넓게는 평신도까지 모두 포함하는 교회 조직 전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교황부터 평신도까지 교계 제도를 이루는 이 관계는 군대와 같은 상하조직은 아닙니다. 교황을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는 공동체 조직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한국에는 몇 명의 주교가 있나요? 문창우ㆍ구요비 주교가 새로 임명됨에 따라 한국 교회 주교 수는 모두 42명으로 추기경 2명, 대주교 5명, 주교 35명입니다. 이 가운데 현직 주교는 27명(추기경 1명, 대주교 2명, 주교 24명)입니다. 은퇴 주교는 15명이에요. 성직자들의 복장이 궁금해요! 가톨릭 교회 성직자 복장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교회 내 각자 맡은 소명을 나타냅니다. 주교가 쓰는 빵모자인 필레올루스(주케토)만 보더라도 교황은 흰색, 추기경은 붉은색, 대주교와 주교는 자주색으로 각각 다르답니다. 성직자들의 복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톨릭 성직자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로만 칼라’는 가톨릭 성직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로 목에 두르는 희고 빳빳한 깃을 가리켜요. 성직의 구별과 독신 성직 의미를 강조하는 복장이랍니다. ‘수단’은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긴 원피스 같은 옷이에요. 이는 세속과 육신과 쾌락을 끊고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 자신을 봉헌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사제와 부제는 검은색, 주교는 보라색, 추기경은 붉은색, 교황은 흰색 수단을 입어요. 여름에는 성직자들이 흰색 수단을 입기도 하지요. ‘영대’는 사제가 장백의(사제나 부제가 미사 때 제의 안에 입는, 발끝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옷)를 입은 뒤 목에 걸쳐 무릎까지 늘어지게 매는 폭이 넓은 띠로 사제의 직책과 의무, 권한과 품위를 드러냅니다. 부제는 왼편 어깨에서 오른편 허리 밑으로 크로스 가방을 매듯 매고, 사제와 주교는 가슴 앞에서 평행하게 앞으로 내려 맵니다. 고해성사 때는 보라색 영대를, 성체강복과 병자성사 때는 흰색 영대, 미사 때는 그 날에 해당하는 제의 색과 같은 색의 영대를 맵니다. 1. 교황 교황은 흰색 수단을 입어요. 예전에는 교황으로 선출되고 나서도 추기경이 입는 빨간 옷을 그대로 입었는데, 흰 수도복을 입는 도미니코 수도회 출신 비오 5세 교황이 1566년 교황에 선출되고서도 흰옷 입는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깨졌다고 해요. 교황의 지팡이는 윗부분이 원형으로 구부러져 있는 주교의 지팡이와는 다르게 윗부분이 십자가 모양인데 이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교황이 끼는 ‘어부의 반지’는 예수의 수제자였던 성 베드로가 어부였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으로 반지는 공문서를 봉인할 때 쓰기도 합니다. 선종 시에는 망치로 깨 시신과 같이 넣는데 이는 해당 교황의 통치가 종식됐음을 의미합니다. ‘팔리움’은 교황과 관구장 대주교가 제의 위에 목과 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주교 임무의 충실성과 교황 권위에 참여함을 상징하고 교황청과 일치를 보여 주는 외적 표지입니다. 교황의 팔리움은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대주교의 경우 검은 십자가가 새겨져 있어요. 2. 추기경 추기경의 빨간색 수단은 교회에 대한 헌신의 표시를 의미하는데 교회를 위해 기꺼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내놓겠다는 뜻이에요. 추기경의 정식 복장은 수단과 모제타(작은 두건이 달린 어깨 망토), 주케토(낮은 반구 모양의 머리 덮개), 그리고 비레타(각진 모자)입니다. 일상 제복은 붉은 가두리 장식과 붉은색 단추가 달린 검은색 수단에 허리에는 붉은색 띠를 둘러요. 3. 주교 주교는 테두리가 자주색인 검은색 수단을 입고 자주색 띠를 두르고 십자가와 주케토를 착용해요. ‘목자 지팡이’는 전례 때 주교가 사용하는 지팡이로 목자 임무의 표지이자 지역에 대한 관할권을 드러내요. 그러므로 자신이 맡은 지역 안에서 예식을 거행할 때는 구부러진 쪽을 교우들을 향해서 들지만, 다른 지역 교회에서는 교우가 아닌 자신을 향해서 든답니다. 여러 주교가 같은 예식에 참여할 때에는 주례 주교만 지팡이를 들어요. ‘주교관’은 예식 때 착용하는 높고 뾰족한 모자로 주교의 특별한 품위를 상징하며 기도할 때는 반드시 벗어야 합니다. [궁금증 주머니] 가톨릭 교회의 사제는 왜 독신 생활을 하나요? 예수님은 독신 생활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당신의 온전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셨어요. 예수님의 이러한 생활 방식을 본받아 “하늘나라 때문에”(마태 19,12) 결혼하지 않고 정결을 지키며 사는 것을 온전한 헌신과 봉사의 의지를 드러내는 표징으로 여겨왔답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독신 생활을 주교와 사제 모두에게, 동방 가톨릭 교회는 주교에게만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8월 13일, 유은재 기자, 맹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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