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교회와 성당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는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세우신 교회. 교회(敎會)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새로운 구원의 계약을 맺은 하느님의 백성을 지칭하는 말이지요. 교회는 “세상이 생길 때부터 이미 상징으로 암시되었고,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와 구약을 통하여 놀랍게 준비되었고, 마지막 시대에 창립되어, 성령께서 오심으로써 드러났으며, 세말에 영광스러이 완성될” 존재입니다.(「교회 헌장」 2항) 교회를 희랍어로는 ecclesia(에클레시아)라고 하는데 ‘불러 모은 사람들’이란 뜻입니다. 세례를 받고 하느님을 믿는 우리 모두는 주님께서 당신의 자녀로 불러 모으신 사람들이니 우리 모두가 바로 교회입니다. 이렇게 교회는 건물이나 장소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한편,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지정된 거룩한 건물을 성당(聖堂)이라고 부릅니다. 성당은 신자들이 미사나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이자,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장소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성당은 하느님 경배를 위해 지정된 모든 건물을 말합니다. 미사경본 총지침 288항에 따르면 성당은 ‘거룩한 행위를 거행하고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에 알맞은’ 거룩한 건물로, ‘품위 있고 아름다워야 하며 천상 현실에 대한 표지와 상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의 공동체인 교회는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나아가는 순례의 여정으로 이해합니다. 성당은 이러한 여정 중에 영적인 음료와 양식을 취하고 하느님 안에 머무름을 통해 활기를 회복하는 쉼터인 셈이지요. 그러면서 또한 천상의 예배를 미리 맛보는 찬미의 마당이기도 합니다. 오늘 성당에 와서 하느님의 사랑 안에 충분히 쉬셨나요? 잠시 가만히 앉아 하느님을 생각해 보세요. 색색의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처럼 그렇게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거예요. [2017년 8월 27일 연중 제21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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