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교회법 (8) 감목 대리구, 직할 서리구, 지목구, 대리구, 교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한국교회와 각 교구 역사를 살피다보면,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말들이 나옵니다. 바로 감목 대리구, 직할 서리구, 지목구, 대리구, 교구라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말들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교회법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처음 교구로 독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감목 대리구’(Vicariatus Foranei)가 설정되기도 합니다. 감목 대리구는 사목을 공동 활동으로 증진시키기 위하여, 인근의 여러 본당 사목구(Paroecias)들을 결합시켜 지구장(Vicarius episcopalis)에게 감독을 맡긴 것을 말합니다(교회법 374조). 제주교구로 말하자면 현재 제주교구의 각 지구에 해당합니다. ‘직할 서리구’(Adminitratio apostolica)는 특수하고 매우 중대한 이유 때문에 교종에 의해 아직 교구로 설립되지 아니하고 교구장 서리에게 사목이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을 지칭합니다. ‘지목구’(Praefectura Apostolica)와 ‘대목구’(Vicariatus Apostolicus)는 특수한 사정으로 아직 교구로 설정되지 아니하고 대목구장이나 지목구장에게 사목이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을 지칭합니다. 대목구장은 교황청에서 임명하며 교황을 대리하여 정식 교구의 주교와 같은 권한을 대목구에 행사합니다. 지목구는, 포교지의 교구 또는 준교구의 하나로서 대목구보다는 규모가 작은 것을 지칭합니다. 지목구의 교세가 발전하면 대목구가 되며, 그 교세가 더 늘어나면 정식교구로 승격됩니다. 그런데 교회법적으로 감목 대리구는 제외되지만, ‘대목구’와 ‘지목구’ 그리고 ‘고정적으로 설립된 직할 서리구’도 비록 정식으로 교계제도가 설정되진 않았지만 교구에 준하는 독립된 개별교회로서의 위치를 지닙니다(교회법 369). 교구(Dioecesis)는 주교에게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도록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으로 개별 교회를 구성하여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는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입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정리한 한국천주교 역사를 보면 1831년 9월 9일 천주교 ‘조선대목구’가 설정된 것을 ‘조선교구가 설정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시 조선 대목구장이었던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를 ‘초대 조선교구장’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광주대교구의 역사를 보면, 1937년 4월 13일 대구대목구로부터 ‘광주지목구’가 설정되었고, 이후 광주대목구를 거쳐 1962년 3월 10일에 광주대교구가 되었는데, 교구 설정일은 1937년 4월 ‘광주지목구’ 설정일로 보고 있으며, 초대 지목구장이었던 임 맥폴린 몬시뇰을 초대 교구장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대 지목구장과 대목구장을 거쳐 광주대교구장이 되셨던 현 하롤드 대주교를 광주대교구의 제5대 교구장으로 칭합니다. 또한 1971년 9월 8일 현 하롤드 대주교가 초대 제주교구 교구장으로 자리를 이동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법적으로는 지목구와 대목구 그리고 교구가 명확하게 구별되지만 실제적인 교회 역사 안에서 이미 지목구와 대목구가 교회법적으로 독립된 개별교회로서 교구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교구 설정일은 지목구나 대목구로 설정된 날짜를 기준으로 잡고 있으며, 또한 초대 교구장 역시 초대 지목구장이나 대목구장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교구에서도 2015년 9월 30일에 있었던 제105차 사제평의회에서 교구장 주교님께서 ‘지목구’의 설정은 이미 독립된 교구의 설정이기 때문에 1971년 9월 8일이 교구 설립일이고 현 하롤드 대주교님이 초대 교구장이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2017년 5월 7일 부활 제4주일(생명 주일, 성소 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성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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