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고해성사 고해성사의 계절이 돌아왔네요. 누구나 부담을 느끼며 임하게 되는 성사지만, 잘 준비해서 고해성사를 받으면 하느님과 형제들 앞에서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고 죄 중에 살아가기 마련인데, 이 죄의 상태에서 자유롭게 될 때 구원을 받습니다. 가톨릭 교리에 따르면 세례를 통해 그때까지의 모든 죄에 대해 용서를 받고, 세례 후에 지은 죄는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받습니다. 죄는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저지른 잘못인 만큼 자기 스스로 양심을 살펴 무슨 죄를 얼마나 저질렀는가를 곰곰이 살피고 반성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성찰(省察)이라고 합니다. 성찰을 통해 잘못한 일들이 마음에 떠오르면 그 죄에 대해 뉘우치는 마음이 생깁니다. 죄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것인데 이것이 통회(痛悔)입니다. 진심으로 통회를 했으면 고해사제에게 자기 죄를 고백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마음을 열고 타인과 화해하듯, 고해성사에서 죄를 고백하는 것은 하느님과 교회 앞에 마음을 열어 화해와 용서를 비는 것이며 나아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입니다. 통회자가 죄를 고백하면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고해사제는 정해진 사죄경을 염(念)하고 속죄의 선행을 정해 줍니다. 이것을 보속(補贖)이라고 하는데, 고백자는 고해소를 나와 지정받은 보속을 바쳐야 합니다. 고해사제는 고해소에서 들은 고백의 죄에 대해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 누구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되며 그 비밀을 영원히 지켜야 합니다. 교회법에 따라 모든 신자는 1년에 적어도 한 번 고해성사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이 한 번의 고해성사는 부활 시기에 이행되어야 하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 시기에 고해성사를 받지 못한 신자는 성탄 시기나 다른 때에라도 받아야 합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90조 참조)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자주 봄으로써 양심을 기르고 나쁜 성향과 싸우며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치유받고 성령의 생명 안에서 성장하는 은총을 받습니다. 고해성사는 죄를 용서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를 회복하고 마음의 평화와 양심의 평안함을 얻으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영적인 부활을 체험하는 기쁨의 성사입니다. [2017년 12월 17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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