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합시다! 신앙교리] 성경에서 드러나는 회개 회개의 역사서인 성경 성경은 회개하는 자와 회개하지 않는 자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먼저 구약성경 시대의 이스라엘의 역사는 전체적으로 보아 하느님께 대한 충실과 반역의 역사라고 할 수 있지요.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선택하시고, 당신을 계시하시고, 그들과 계약을 맺고 많은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러한 하느님의 부르심의 내용은 한마디로 회개로의 부르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회개는 죄의 노예와 불행의 포로 상태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사랑과 복을 누리는 것을 뜻했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비롯한 수많은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끊임없이 회개할 것을 호소하였던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이사 55,7)고 역설하였고, 에제키엘 예언자는 행실을 고치고 마음을 돌리는 사람에게는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6)는 야훼의 약속을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회개의 인물 회개하지 않았던 구약의 사람으로서는 아담과 에와, 카인, 사울 왕과 같은 사람을 대표적 인물로 들 수 있습니다. 아담과 에와는 어떠했나요?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거슬러 선악과를 따먹은 죄를 범하고 나서 하느님의 시선을 피해 숨었고,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에게 잘못을 전가하고 핑계를 대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들은 뱀이 전하는 가짜뉴스에 속아 하느님을 불신하고 그 뜻을 거슬렀으며, 선한 것을 배려하신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고 투정하였으며, 자신들의 처지를 불평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고 죄를 지었습니다. 카인은 동생 아벨의 제물을 더 어여삐 여기시는 하느님의 마음에 불만을 품고, 자신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동생을 질투하여 그를 죽이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사울은 다윗에 대한 질투와 미움으로 살의를 품고 또 실제로 시도하였습니다. 이미 왕위를 굳혔던 사울이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난후 하느님의 명을 거슬러 전리품을 마음대로 처리하자, 그를 거슬러 예언자 사무엘이 한 말은 하느님의 말씀을 준수하는 데 소홀했던 사울의 잘못과 그에 대해 내리신 하느님의 벌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였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이스라엘 왕위에 머무르시지 못하도록 배척하셨습니다.”(1사무 15,26) 그런가하면 회개하였던 구약의 대표적 인물로 다윗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다윗은 밧 세바를 범하고 아이가 생기자 그 부부의 동침을 계획했지만 실패를 했고, 이에 그토록 충성스런 신하였던 우리야를 죽음의 전장으로 보내 죽임을 당하게 하는 간접살인의 잘못을 저질렀었지요. 그 이후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책망하는 나탄 예언자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2사무 12,13) 이에 다윗왕은 나탄 예언자로부터 희망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주님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2사무 12,13) 다윗에 비하면 솔로몬은 어떠했나요? 솔로몬은 아주 지혜로웠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애비만한 아들이 없다고 회개에는 무척이나 더디었던 왕이었지요. 아히야 예언자가 솔로몬의 신하인 예로보암에게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전한 말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거슬러 이방인 여자들과 관계했던, 그래서 하느님에게서 돌아섰던) 솔로몬의 잘못이 잘 드러납니다. “그는 자기 아버지 다윗과는 달리, 나의 길을 걷지 않고, 내 눈에 드는 규정과 법규를 지키지도 않았다.”(1열왕 11,33) 신약성경에 나타난 회개의 인물 신약성경에서 세례자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을 예수님께 향하도록 하면서 회개의 길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는 말로 공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분은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려고 이 세상에 오셨음을 분명하게 밝히셨던 것입니다. 회개는 예수님의 사명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당신 전 생애에 걸쳐 하신 일은 바로 사람들을 회개시키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렇게 당부하셨지요.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루카 24,47) 예수님은 여러 가지 비유로 회개의 가치를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서 회개는 하느님의 자비에 의한 사람의 응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 회개한 신약성경의 사람들 중에는 먼저 자캐오가 있습니다. 자케오는 죄인이며 작고 보잘 것 없는 자신에게 사랑을 보이시는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였던 것입니다. 회개한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의 반을 내어 놓았지요.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함께 달렸던 죄수는 어떠합니까? 그는 짧은 회개의 표현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얻는 행운을 얻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회개하지 않은 신약성경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먼저 회개하지 않는 고을들(마태 11장; 루카 10장)을 들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숱한 기적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회개하지 않은 벳사이다와 코라진, 카파르나움을 꾸짖으셨습니다. “불행하여라, 너 누구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예수님은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인 일(루카 13장)을 예로 드시며 ‘회개하지 않는 사람은 멸망할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예수님은 다른 사건을 언급하시면서 회개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심의 사도가 있습니다. 사도행전 9장이 전하는 바오로 사도이십니다. 하느님께 대한 열정으로 충만했던 사울은 회심하여 이방인을 위한 사도 바오로로 파견을 받았던 것입니다. 교회의 역사: 회개와 성화의 역사 교회의 역사는 회개와 성화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랬고,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교회의 수많은 순교자와 성인 성녀와 신자들이 죄의 방탕한 생활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해 눈을 뜨고 회개하여 완덕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교회는 회개하는 자에게는 하느님의 축복이,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멸망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회개의 증거를 행실로 보여야 함을 역설하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교회가 전하는 하느님, 또 교회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은 바로 언제나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시고, 그것을 다른 무엇보다도 기뻐하는 ‘사랑과 자비와 용서의 하느님’이십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8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 CBCK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대구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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