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처음입니다만] (9) 성체를 씹어 먹어도 되나요
흠숭과 존경의 마음으로 영하는 성체 -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흠숭하고 그에 합당한 존경의 예로 영성체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CNS 자료 사진] 조언해: 신부님. 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양형 영성체를 해 보지 못했어요. 정말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을까요. 라파엘 신부: 교회가 신자들의 양형 영성체를 아직 완전히 허용하지 않고, 혼인성사 등 특별한 경우에만 허락하는 이유는 사목적 어려움 때문이란다. 결코, 교리나 교회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그러는 게 아님을 염두에 둬야 해. 교회는 오히려 여건이 허락하면 신자들의 양형 영성체를 권하고 있단다. 본당 미사 때 양형 영성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성혈을 흘릴 위험이 크고 영성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야. 그래서 본당의 경우, 세례나 견진, 혼인성사 때나 각종 피정, 회합 미사 때 미사 주례자가 사목적 이유로 참여한 신자들에게 양형 영성체를 해 줄 때가 많아요. 양형 영성체를 못 해 본 것이 아쉽지만, 그보다 성체와 성혈 중에 하나만 모시더라도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모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그리고 영성체 전에 미사를 주례하는 사제가 성체를 쪼개 작은 조각을 성작 안에 넣어 성혈과 섞으면서 “여기 하나 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이를 받아 모시는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단다. 이 행위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재결합된 것을 드러내는 것으로 양형 영성체를 하지 않아도 온전히 그리스도를 모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란다. 나처음: 신부님, 하느님의 은총을 받으려면 영성체를 많이 할수록 좋겠네요.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듯 매일 여러 번 영성체를 하면 하느님께서 더 많은 복을 주시겠네요. 라파엘 신부: 미사에 온전하게 참여하면 하루에 두 번까지 영성체할 수 있어요.(교회법 제917조) 왜냐하면 처음이처럼 영성체를 많이 하면 더 많은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있기 때문에 같은 날 여러 대의 미사에 온전히 참여한 사람이라도 두 번만 성체를 영할 수 있도록 교회법으로 정해 놓았어요. 교회가 영성체의 남용을 막는 이유는 성체에 대한 그릇된 미신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양형 영성체를 부러워하거나 크기가 큰 성체를 모셨으니 몇 배로 은총을 더 많이 받았다고 여기는 게 성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의 하나란다. 영성체를 하루에 몇 번 하는지가 결코 중요한 게 아니란다. 영성체를 통해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리라는 결심을 다지고, 모든 이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자비로운 그리스도인이 되겠다는 자기 쇄신이 중요한 거야. 조언해: 저는 성체를 씹지 말고 녹여 먹으라고 첫영성체 교리 시간에 배웠는데 신부님들은 성체를 씹어서 영하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성체를 씹는 입 모양이 너무 크고 아그작 아그작 하는 소리를 내 경건함이 없어 보여요. 어떻게 성체를 영해야 하나요. 라파엘 신부: 성체를 씹어서 영하든 녹여서 영하든 그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란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흠숭하고 그에 합당한 존경의 예로 영성체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거란다. 성체께 대한 존경의 표현은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야. 사제와 성체 분배자뿐 아니라 성체를 모시는 신자들도 동작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다해 경건하게 영성체 예식에 임해야 해. 평신도가 직접 성체를 집어 들거나 거룩한 잔을 들고 성혈을 모셔서는 안 돼. 또 평신도끼리 성체와 성혈을 전달하는 것은 더더욱 안 돼요. 평신도 중 일정 교육을 마치고 성체 분배 직무를 받은 비정규 성체 분배자들은 사제가 영성체하기 전에는 제대에 다가가서는 안 돼. 언제나 집전 사제의 손에서 성체나 성혈이 담긴 그릇을 받아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해야 해요. 교회법은 사제를 거치지 않고 평신도가 직접 성체와 성혈에 접촉하는 모든 행위를 금하고 있단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4월 28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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