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혼배
남자와 여자 한 몸 되는 혼인, 누구도 가르지 못한다는 뜻 혼배(婚配, Sacrament of Matrimony, sacramentum matrimonii)[혼배] 남녀 신자가 일생 부부로서 함께 살아갈 것을 하느님께 서약하며 맺는 성사.(=혼인성사) - 혼배미사.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오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듯이, 5월은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달이다. 흔히 결혼, 혼인으로 부르는 이 말을 우리 신앙선조들은 혼배(婚配)라는 말로 불렀다. 혼배는 혼인성사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다. 오늘날도 혼배미사, 혼배성사, 관면혼배 등의 말로 혼배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혼인성사를 뜻하는 말에 왜 ‘배’라는 말을 사용했을까. 한국교회의 첫 교리서인 「성교요리문답」은 혼인성사의 특성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배합(配合)인 것과 또한 부부가 서로 갈리지 못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배합이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를 이루는 유일한 상호관계라는 혼인의 단일성을 뜻한다. 교회법은 이 혼인의 본질적 특성이 “그리스도교인 혼인에서는 성사의 이유로 특별한 견고성을 가진다”(제1056조)고 말하고 있다. 혼배라는 말에는 혼인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둘이 아닌 한 몸이 되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는 의미가 담겼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그렇게 부부도 서로 자신을 내어주며 영원한 신의로 서로 사랑”(사목헌장 48항)하도록 가르친다. 혼배는 단순히 사회혼과 같은 사회·계약적인 결혼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비롯한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온전하게 내어주는 특별한 사랑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다른 어떤 관계에서도 맺을 수 없는 이 특별한 사랑으로 부부는 “새로운 인간에게 생명을 전달하는 하느님의 협력자”(‘가정 공동체’ 14항)가 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부부가 “성사의 힘으로 혼인과 가정의 임무를 수행하며 온 삶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채워주는 그리스도 정신에 젖어들어, 날로 더욱 자기 완성과 상호 성화를 위하여, 또 그럼으로써 다 같이 영광을 위하여 나아간다”(사목헌장 48항)고 혼배의 의미를 가르친다. [가톨릭신문, 2019년 5월 12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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