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교리] 미사 예물 왜 미사 예물을 따로 바쳐야 하나요? “새 영세자입니다. 신부님께서 미사 중에 개인의 지향을 낭독하시던데요. 굳이 따로 예물을 바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먼저 새로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신 것을 축하드리며, 성실한 하느님의 자녀로서 복음적으로 기쁘게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미사 예물은 신자가 사제에게 특정한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해 줄 것을 요청하며 교회와 사제에게 전달하는 헌금을 말하는데요. 신자들은 미사 가운데 성부께 자기 자신을 봉헌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위하여, 또한 그리스도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와의 일치를 증진시키고자 미사 예물을 봉헌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창세 이래, 모든 제사에는 제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는데요. 각자가 하느님께 희생 제물을 마련하여 제사에 참여하였던 사실을 알려 줍니다. 또한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지파 모두에게 각 지파의 땅이 분배되었지만 하느님의 사람들로 뽑힌 레위 지파는 예외였음을 밝히는데요, 레위 지파에게는 하느님의 제단에 봉사하는 일이 생업으로 주어졌던 만큼 하느님께서 나머지 지파들이 레위 지파의 생계를 돕도록 조처하신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그럼에도 이후의 레위 지파의 후손들이 이리저리 떠돌며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데요. 바로 다른 지파들이 레위 지파의 생계를 돕는 의무에 성실하지 않은 결과였음을 곁들여 들려줍니다. 다시 말해, 주님의 제단에서 봉사하던 레위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하느님께서 주신 직무에 소홀했던 가슴 아픈 일들이 벌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인류 최초로 하느님께 어린양을 예물로 드린 사람은 아담의 둘째 아들 아벨이었는데요. 성경에서는 인간이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창조주께 종속됨을 인정하며 예물을 바쳤던 모습을 쉬이 찾을 수 있지요. 미사 지향 성경에 기록된 구약 시대 제사의 제물들은 실로 엄청나서 놀라게 됩니다. 미사 예물은 교회의 선익에 기여하는 도구이며 교회 사목자의 사업을 지원하는 재원이기에 교회를 배려하는 복된 행위입니다. 내 마음에 담긴 지향을 청하는 것, 조상들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드리는 것, 그리고 다양한 가정사를 주님께 의탁하는 마음도 향기로운 미사 예물이 됩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지향이 교회에 받아들여짐으로 누리는 축복이 따릅니다. 이렇듯 미사 예물을 바치는 사람의 영적 이익은 헤아릴 수 없이 크고도 많습니다. 하지만 교중 미사는 주임 사제가 자신이 맡은 본당 교우들을 위하여 봉헌해야 하는 의무 미사인 까닭에 미사 예물을 받지 않습니다. 「교회 법전」에 따르면 “사제는 산 이들이거나 죽은 이들이거나 누구를 위하여서든지 미사를 바쳐 줄 자유가 있다.”(제901조)라고 명시되어 있지요. 따라서 미사 지향은 일반 지향과 개별 지향으로 나뉩니다. 일반 지향은 교회의 발전과 세계 평화, 그리고 모든 연옥 영혼을 위한 지향이고요, 개별 지향은 어떤 개인의 회개와 건강 등을 위한 지향입니다. 이 두 가지 지향이 바로 미사에서 동시에 기억하는 생미사와 위령 미사이지요. 생미사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지향을 말합니다. 한 개인이나 가정의 건강과 화목, 감사하는 지향으로 봉헌되기에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봉헌할 수 있으며 신자가 아닌 이를 위해서도 가능합니다. 위령 미사는 흔히 연미사라고도 하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위한 지향으로 봉헌되는 미사입니다. 물론 이미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영혼을 위해서는 미사 봉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자비를 거부하여 이미 지옥에 있는 영혼에게는 미사의 은총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를 땅에서는 알 수가 없기에 교회의 공식적인 금지가 없는 한, 모든 영혼을 위해 미사를 봉헌합니다. 특히 가톨릭교회에는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는 특별한 사명이 있는 만큼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미사를 봉헌합니다. 연미사야말로 보속과 하느님의 은총이 절실한 영혼을 돕는 고귀한 일인 까닭입니다. 미사 예물의 봉헌 방법 그동안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미사 예물의 봉헌 방법에도 변화가 많았습니다. 교회의 초창기 때에는 미사 가운데 봉헌 행렬을 할 때에 빵과 포도주를 비롯하여 꽃이나 초 등의 소중한 물건을 제단에 바쳤는데요, 성찬 전례에 사용하고 남은 것을 사제의 생활 유지에 사용하게 하였고 또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나누게 했지요. 그러다 8세기에 이르러 성찬에서 누룩 없는 빵을 사용하면서 빵 대신에 헌금을 바치게 됩니다. 사제에게 개인이나 단체 지향의 미사 봉헌을 부탁하며 예물을 바친 것이 지금의 미사 예물로 정착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비록 돈의 형태를 빌리지만 그 너머에 하느님께서 마련해 두신 은혜를 마음껏 누리는 축복의 기회이기에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봉헌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미사 지향을 봉헌한다고 해서 그 미사의 은혜를 봉헌자가 예물로 거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봉헌된 미사 예물은 사제가 모두 갖는 것이 아니고 교구로 보내어 공동 예물로 사용된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구장 주교가 사제의 유익을 위해 필요한 곳에 사용하며, 크고 작은 본당의 사목자들에게 균등한 액수가 지급된답니다. * 장재봉 스테파노 - 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으로 지낸 4년을 주님의 ‘개인 지도’ 기간이었다고 믿는다. 그 배움을 본당 사목에 실천하고자 ‘하느님의 눈’, ‘성모님의 눈’, ‘신자들의 눈’, ‘가난한 이웃의 눈’으로 월평본당을 꾸리려 애쓰는 주임 신부다. [경향잡지, 2019년 5월호, 장재봉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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