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연중 시기
특정한 전례 없이 주일 부각해 연중 시기(年中時期, Ordinary Time, tempus per annum)[연중] 교회력 중 대림 · 성탄 · 사순 · 부활 시기를 제외한 나머지 시기. 성령 강림 대축일이 지나면 교회는 1년 중 가장 긴 시기. 바로 연중 시기를 살아간다. ‘연중’이란 단어의 의미는 ‘한 해 동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틴어로도 일 년 동안의 시기를 뜻하는 말이다. ‘한 해 동안’이라는 의미와 어울리게 연중 시기는 교회의 전례주년 중 가장 긴 시기다. 연중 시기는 주님 부활 대축일의 날짜에 따라 33주간이나 34주간을 지낸다. 연중 시기는 두 기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주님 세례 축일 다음 날부터 재의 수요일 전까지이고 두 번째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부터 대림 제1주일 제1저녁기도까지다. 연중 시기는 구원 역사 중 특정한 순간들을 기념하는 다른 시기와 대조적으로 특정한 축일을 제외하고는 특정한 전례를 거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연중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한 전례를 거행하지 않기에 주일이 더욱 두드러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주일을 부각한다는 것은 주님, 즉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강조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연중 시기에 교회는 주님의 부활을 지속적으로 경축한다. 이런 특징은 우리의 삶 안에서 부활의 삶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연중 시기에 사제들은 삶의 기쁨과 희망을 상징하는 녹색 제의를 입는다. 연중 시기의 미사 중에는 예수의 세례, 전교 활동과 가르침 등 공생활에 관한 복음을 읽는다. 또 연중 시기는 성령 강림을 통해 태어나고 역사 안에 세워진 교회의 신비를 일깨워주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연중 시기는 전례를 따르는 모든 이가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초대한다. 성자 예수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함께했고, 성령은 우리의 평범한 나날에 동행하고 있다. 연중 시기는 이 평범한 나날에도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하느님을 만나는 성장의 시기다. [가톨릭신문, 2019년 6월 16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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