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본당
신자들 모인 교회 기초공동체, 교구 내 가장 작은 지역단위로 교회의 모든 기본적 성격 지녀 본당(本堂, parish, parochia·paroecia) 교구 내 지역단위교회로서, 교구장 주교에게 파견된 사목자와 해당 구역의 신자들로 이뤄진 구체적 · 실제적인 기초 교회공동체. 같은 말 ‘본당 사목구’. - 수원교구 수리동 본당설립 10주년 미사.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본당이 어디예요?” 성당 밖에서 만난 사람이 신자임을 알게 됐을 때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소속된 집단을 묻는 질문에 ‘어디’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맞지 않다. 하지만 이 질문을 듣는 신자들은 어색함을 별로 느끼지 않을 듯하다. 신자들이 본당이라는 말을 성당이나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당’은 집을 의미하는 한자 ‘당’(堂)을 사용하기 때문에 건물을 뜻하는 말인 것 같지만,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공동체’의 의미에 가깝다. 그리스어 ‘파로이키아’는 원래 외국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들이 지칭할 때 이 용어를 사용했다. 또 이 용어는 현세의 삶 전체를 지칭할 때도 사용했다. “당신 앞에서 저희는 저희의 모든 조상처럼 이방인이고 거류민입니다”(1역대 29,15)라는 다윗의 찬미처럼 우리의 본국은 내세의 하느님 나라요, 현세는 나그네살이라는 것이다. 1세기 후반부터 이 말은 ‘그리스도교 신자 공동체’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 이르러 본당 제도가 확립되면서 오늘날의 본당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용어로 정착됐다. 트리엔트공의회 교부들은 “교구는 여러 개의 본당으로 구분돼야 하는데, 본당은 일정한 구역과 주민 및 주임신부로 구성된다”고 정하고 있다. 본당은 부분교회지만 보편적인 교회의 모든 기본적 성격을 지닌 교회 공동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본당은 온 세상에 세워져 보이는 교회를 어느 정도 표상”(전례헌장 42항)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본당은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이며, 성체성사와 함께 모든 성사들이 거행되는 곳이다. 아울러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증인들의 공동체로 항상 열려있는 선교 공동체다. [가톨릭신문, 2019년 7월 28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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