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천주교 신자
성직자, 평신도, 수도자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교회 안에서 각각의 역할에 따라 성직자, 평신도, 수도자(혹은 봉헌생활자)로 불립니다. 이들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들이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들입니다. 먼저, 성직자는 교회 안에서 성사 집전 등의 거룩한 교역을 맡은 사람들입니다. 성품성사를 통하여 품계를 받은 사람들로 주교, 신부, 부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직자 중 주교는 사도들의 후계자이고 개별교회, 곧 교구를 관할하고 일치의 중심입니다. 역할 상 교황, 추기경 역시 모두 주교단에 포함됩니다. 신자들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 주교는 자신이 맡은 지역을 혼자서 사목했습니다. 이후 신자가 늘어나고 사목 지역도 넓어지면서 협력자들이 필요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나온 협력자가 바로 사제, 즉 신부입니다. 신부는 일정 지역이나 일정 분야에서 주교를 돕기 위해 서품된 사람입니다. 주교를 도와 성사를 집행하고 주교의 사목 방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견진성사와 성품성사 거행에 대한 권한은 없습니다. 다음으로 부제는 전례 거행에서 주교나 신부를 보좌하기 위해 서품된 사람을 말합니다. 세례를 집전하고, 성체를 보관하고 분배하며, 혼인과 장례를 주관하고, 준성사를 집전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는 평생 부제로 봉사하는 사람(종신부제)이 있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사제로 서품되기 전 단계의 과정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아닌 모든 신자로서 교회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897항 참조). 평신도는 세상 한가운데에서 직업을 갖고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면서 교회와 세상 안에서 복음화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도자(남자: 수사, 여자: 수녀)는 복음적 권고, 곧 자기 자신의 소유를 포기하고(청빈), 결혼을 포기하는 정결과 하느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순명의 3대 서원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오로지 하느님께 봉헌하며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래서 봉헌생활(혹은 축성생활 vita consecrata)이라고 부릅니다. 이렇듯 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 그리고 수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소명을 실천하고 있지만 모두 하나의 ‘하느님의 백성’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같은 지체들입니다. 따라서 성직자는 성직자대로 평신도에게 봉사하고, 수도자들은 자신의 봉헌된 삶으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이바지하며, 평신도는 평신도대로 성직자들과 협력하며 자신이 받은 은총과 봉사와 활동으로 예수님 안에서 일치를 이뤄가는 일의 증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9년 8월 18일 연중 제20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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