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10) 돌아가신 조상의 묘는 어디에 모셔야 하나요
명당 집착은 효성의 본뜻 흐리는 태도 돌아가신 분의 묘소를 어디에 써야 합니까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부께 당신 은총의 자녀를 바쳐 드리고, 영광중에 다시 살아날 육체의 씨앗을, 희망을 가지고 땅에 묻는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683항) 우리 민족 안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풍수지리가 유교의 효사상과 만나면서 돌아가신 조상을 편안한 자리에 모시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민간 신앙이 생겨났다. 조선 후기에는 좋은 묏자리를 확보하려고 가문 사이에 분쟁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명당에 대한 집착이 컸다. 조상의 묏자리를 중시하는 태도는 조상을 편안한 곳에 모시려는 효성에서 비롯된 우리 고유의 종교 심성이다. 그렇지만 후손의 길흉화복 때문에 명당에 집착하는 자세는 조상에 대한 효와 공경의 본뜻을 흐리고, 후손의 현세적 욕심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하느님 앞에 나아가고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 그러므로 죽은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태도이다. 이웃이 가져다준 고사 떡을 먹어도 됩니까 “교회는 지혜와 사랑으로 다른 종교 신봉자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을 증언하는…모든 자녀에게 권고한다.”(「비그리스도교 선언」 2항) 민간 신앙에 따라 지내는 고사는 집안의 안녕을 위해 집안의 여러 신령에게 올리는 의례이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교와 달리 민간 신앙은 인간의 길흉화복을 다스리고자 삶의 구체적인 영역을 관장하는 여러 신령에게 정성을 표시한다. 고사 떡은 해당 신령에게 바쳐진 제물이므로 그 떡을 나누어 먹는 행위가 종교적 성격을 지니는 것처럼 바칠 수 있다. 가톨릭 신자가 이웃과 친교를 위해 고사 떡을 받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것이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믿음에 걸림돌이 될 경우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속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러한 종교들은 수천 년에 걸친 하느님의 추구, 불완전하지만 흔히는 매우 진지하고 올바른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하느님 추구를 반향하고 있습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53항) 무속인 또는 무당은 무(巫)의 제사장이다. 굿판을 통해 신령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인간의 한을 신령에게 알려 그것을 풀며 공동체 안에서 화해와 화합을 이루는 것이 무속인의 본디 역할이다. 무는 고대에서 국가 차원의 제례를 담당하기도 했고, 오랫동안 마을과 서민들의 길흉화복을 맡고 있다고 여겨져 왔다. 무는 우리나라의 오랜 종교 문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세 이익에 대한 바람을 달래 주는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미신이나 우상 숭배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이비 무당 때문에 발생하는 폐해도 많지만, 많은 무속인이 대한경신연합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을 종교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통 무속인은 민간 신앙의 제사장 또는 인간문화재와 같이 민속 문화의 계승자로 존중될 수 있다. ※ 이 난은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8월 25일, 정리=리길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