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순교자
죽기까지 하느님을 믿고 바라고 사랑한 사람 현재 한국 천주교회는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를 모시고 있습니다. 103위 성인은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집전으로 탄생했으며, 124위 복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집전으로 선포됐습니다. 그리고 ‘땀의 순교자’로 불리는 한국 천주교회 두 번째 사제이신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은 2016년 ‘가경자’로 선포되었고 이제 시복을 위한 마지막 기적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가경자란 시복 심사 중에 영웅적인 성덕이나 순교 사실이 인정되는 ‘하느님의 종’에게 교황청 시성성에서 부여하는 칭호입니다. 또한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 역시 ‘하느님의 종’으로서 시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종’은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과 하느님에게서 특수한 사명을 받아 수행하는 일꾼들을 이르는 칭호이지만 일반적으로 시복 시성 안건이 시작된 가톨릭 신자를 ‘하느님의 종’이라고 부릅니다.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조선 왕조 치하에서 신앙을 위하여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로서 1785년 순교한 이벽 요한 세례자를 비롯하여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권철신 암브로시오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1879년까지의 순교자들입니다.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는 1901년 제주교난 순교자와 한국전쟁 직후 공산당의 박해로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이며, 20명의 외국인 선교 사제와 3명의 외국인 수녀가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는 한국전쟁 전후로 함경도 일원에서 순교한 베네딕도회 주교와 신부, 수사, 수녀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만난 우리의 선조들은 예수님께 마음을 열고 복음의 진리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당대의 엄격한 신분 사회 구조와 맞서 형제적 나눔의 삶을 선택하였습니다. 모진 박해 속에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수치심을 견디어내며, 극도의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순교 신앙은 제2의 박해기요 ‘순교자들의 시대’라 일컬어지기도 하는 한국전쟁 시기에 다시 한번 불타올랐습니다. 폭력과 살인이 무자비하게 행해지는 전쟁 속에서도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 계셨습니다.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은 죽기까지 하느님을 믿고, 바라고, 사랑하신 분들입니다. “이 순교자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환희와 영광 속에서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함께 참여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강론, 2014.08.16.) [2019년 9월 22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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