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40. 국제 공동체(「간추린 사회교리」 428~432항) 세계화, 사랑·연대 통한 모든 인류의 공동선 실현이 과제 베드로: 신부님, 저희 삼촌이 베트남에 빙수가게를 여셨어요! 그래서 저도 다녀왔는데 더운 지역이라 장사가 잘 되더라고요, 저도 삼촌 일을 도와 드렸어요! 이 신부: 오, 그렇구나! 베드로: 저도 나중에 베트남에서 빙수가게를 해보려구요! 그리고 그곳 사람들에게 빙수만이 아니라 기쁨과 웃음을 주고 싶어요! 또 어려운 사람들도 돕고 싶고요! 세계화 시대의 빛과 그늘 바야흐로 세계화(世界化, Globalisation) 시대입니다. 아이폰으로 파스타를 배달시켜 먹고, 요가를 배우러 가며, 유튜브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베트남 쌀국수를 먹습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도 저임금 지역으로 아웃소싱이 활발하며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온 세계를 단일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문화의 세계화도 활발하며 이제 점차 국경은 사라져 가고 세계는 급속하게 연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에 그늘도 존재합니다. 거대자본과 강대국들 중심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며 전세계가 획일화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경제 분야입니다. 경제후진국들은 보호장치 없이 글로벌 경쟁을 치러야 합니다. 투기화된 일부 거대자본은 전세계를 황폐하게 합니다. 체급이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격입니다. 자연스럽게 세계적 불평등이 악화됩니다. 가난한 지역과 약자들이 소외됩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 자원고갈도 심각합니다. 소수가 부를 독점해 불균형을 가속화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 세계화라면 우려스럽습니다. 사회교리는 세계화가 갖는 위험을 분명히 경고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61~367항) 세계화=경제발전? 가톨릭교회는 인류가족의 보편적 일치를 강조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28항) 또한 기술발전을 통해 거리를 넘어 서로 화합하고 연대함의 바람직함과 세계화의 유익함을 명시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62항) 그러나 우리는 세계화와 현대화, 물질만능주의를 구별해야 합니다. 세계화가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만일 그것이 경제적 이익만을 중시한다면, 약자가 보호되지 못하며, 환경과 자연·동식물이 착취되고 우리가 그것들과 단절된다면 그것은 불의와 착취, 물신(物神)의 세계화일 뿐입니다. 요컨대, 불평등을 완화하고 연대를 통한 세계화, 소외 없는 세계화를 이루는 것이 과제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63항) 일치의 원리는 언제나 인간 중심 세계화는 역사적 흐름입니다. 그것은 커다란 기회이나,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바로 인간 존엄입니다. 또한 사람은 사회와 공동체, 자연과 생명을 돌보는 존재라는 진리를 복원해야 합니다. 사회교리는 국제공동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위해 인간의 존엄과 평등, 협력과 존중을 통한 일치와 공동선을 강조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28항) 전세계가 상업적인 세계화를 이루기보다 연대와 사랑의 세계화를 이룩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사람다움’을 실현하고 그것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 제도적 장치, 이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공감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은 개개인의 실천과 소양 증진을 통해 문화적인 토대가 마련될 때 가능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선택입니다. 세계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편리함과 이기주의, 무관심과 냉소 속에 머물지, 아니면 어려운 이웃을 기억하고 자본과 이익이 아닌 하느님 말씀과 인간존엄을 고민할지의 선택입니다. “인류의 단일성은 어느 시대에도 존재했는데, 인간은 타고난 존엄성에서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편적 공동선, 곧 전 인류의 공동선이 충분히 실현되는 객관적 요청이 항상 존재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32항) [가톨릭신문, 2019년 10월 13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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