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전례
교회가 정식으로 공인한 의례, 교회 생활의 정점이자 원천 전례(典禮, liturgy, liturgia)[절ː례] 교회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인 예배. 우리는 교회가 성경이나 성전(聖傳)에 의거해 정식으로 공인한 의례를 전례라고 부른다. 미사와 성사, 준성사, 성무일도 등이 대표적인 전례고, 성체강복과 같은 예절도 전례에 포함됐다. 그러나 성경과 성전에 바탕을 둔 활동이라고 해도 개인의 신앙생활은 전례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례가 교회의 공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전례(liturgia)는 그리스어 ‘레이토우르기아’에서 유래했다. ‘레이토우르기아’는 ‘백성’이라는 의미의 라오스(laos)와 ‘봉사’라는 의미의 에르곤(ergon)을 합친 말로, 공적인 봉사를 의미했다. 이 말이 초기교회에서 가난한 이에 대한 교회의 구호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공적인 경신행위들도 함께 일컫는 말로 자리 잡게 됐다. 전례는 인간을 성화시키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활동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교회 안에 그리스도가 현존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는 약속처럼 그리스도는 교회 공동체 안에 늘 함께한다. 전례는 곧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계속 수행하는 활동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전례에서, 특히 성찬례에서, 마치 샘에서처럼, 은총이 우리에게 흘러들고, 또한 교회의 다른 모든 활동이 그 목적으로 추구하는 인간 성화와 하느님 찬양이 가장 커다란 효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지는 것”(전례헌장 10항)이라고 전례가 교회 생활의 정점이자 원천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예식만으로 전례가 완전한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전례가 완전한 효과를 거두려면 “신자들이 올바른 정신 자세로 전례에 참석해 자기 마음을 목소리에 맞춰 천상 은총을 헛되이 받지 않도록”(전례헌장 11항) 해야 한다. 전례가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을 믿고 회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으라”는 그리스도의 선교명령에 따라 세상 모든 이가 전례에 참여하는 그날까지 부단히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가톨릭신문, 2019년 10월 20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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