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성인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라 생활하다 죽은 후 하느님과의 일치를 누리는 사람 교회는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자신의 일생을 바친 이들, 하느님 말씀을 증거하며 산 이들을 모든 신자의 귀감으로 선언하고, 이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도록 공식적으로 성인의 품위(시성식)에 올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직업, 장소, 국가, 개인이 특정한 성인을 보호자(수호성인 혹은 주보성인)로 삼아 존경하고 그 성인을 통하여 하느님께 청원하며, 하느님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성인은 살아생전에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라 생활하다 죽은 후 하느님과의 일치를 누리고 있는 모든 사람을 말합니다. 그래서 알려지지 않은 성인 모두를 기념하는 날이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초대 교회 때부터 성인의 유해와 성상에 대한 공경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성인에 대한 지나친 존경이 문제가 되자 교회는 하느님께만 드리는 최고의 예를 흠숭지례(欽崇之禮),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예를 상경지례(上敬之禮), 그리고 성인 성녀들에게 드리는 존경과 사랑을 공경지례(恭敬之禮)라고 구분하였습니다. 우리가 성인을 공경하는 이유는 성인들의 삶의 모범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참된 성인 ‘공경’은 성령 안에서 하느님께 바치는 ‘흠숭’을 도와줍니다. 따라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과도한 성인의 공경 행사로 하느님께 대한 흠숭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교회의 전통에 따라 “모든 성인의 통공(Communio Sanctorum)”을 믿습니다. ‘성인의 통공’이란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 곧 산 이와 죽은 이 모두가 공로와 선행을 서로 나누고 공유함을 뜻합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과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 그리고 연옥에서 단련 받고 있는 이들 모두는 교회를 구성하는 일원이며, 이들은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를 도울 수 있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한 천국에 있는 성인들은 우리를 위해 전구함으로써 서로 친교를 나누고 있습니다. “천상에 있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더 친밀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온 교회를 성덕으로 더욱더 튼튼하게 강화하고 … 이들은 주님을 통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끊임없이 하느님 아버지께 전구하며,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일에서 주님을 섬기고 … 따라서 그들의 형제적 배려로 우리의 연약함이 많은 도움을 받는다.”(교회헌장 49항) [2019년 10월 27일 연중 제30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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