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처음입니다만] (33)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 권수가 왜 다르죠
헬라어 성경 인정에 따라 구약 권수 달라 -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는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는 다르다. 가톨릭교회는 구약 46권, 신약 27권 등 총 73권을 성경으로 인정한다. 나처음: 신부님, 어제 언해가 제게 성당에 나오라며 「성경」을 선물했어요. 그런데 살펴보니 개신교 성경과 다르더라고요. 어떻게 성경이 다를 수 있죠. 조언해: 어머! 정말 가톨릭과 개신교 성경이 다른가요? 어떻게 똑같은 그리스도 신앙을 고백하고 성경을 경전(經典-표준 성경)으로 삼고 있는데 권수가 다른지 이해할 수 없네요. 라파엘 신부: 하하!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경 권수가 다르다고 해서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는 같은 그리스도교이지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는 다르단다. 가톨릭은 구약 46권, 신약 27권 등 모두 73권을, 정교회는 구약 43권, 신약 27권 등 총 70권, 개신교는 구약 39권, 신약 27권 등 66권만을 경전으로 인정하고 있지. 교회마다 이렇게 경전으로 인정하는 성경 수가 다른 이유는 구약성경의 어떤 책들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냐에 따라 차이를 보여요. 오늘은 성경에 관해 이야기해 주마.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의 구원 계획을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역사 안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드러내시고 알려주신 ‘계시’의 원천이란다. 아울러 인간이 교회를 통해 하느님의 계시를 제대로 전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믿고 따르는 신앙의 원천이기도 해. 그래서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이며 ‘교회의 책’이라고 해요. 성경이 말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마태 16,16)이야. 예수 그리스도는 한 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생명과 은총, 진리 등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며,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단다.(요한 1장 참조) 성경(Bible)은 ‘책들’이란 뜻의 헬라어 ‘타 비블리아’(τα Βιβλια)라는 단어에서 나온 말이야.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새로운 계약(신약)과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옛 계약(구약)의 내용으로 구분되지.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 신앙의 밑거름인 구약을 완성하셨고, 교회는 유다교의 거룩한 구약의 책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출발점을 찾았기에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신·구약 성경을 읽어야 한단다. 가톨릭교회는 바오로 3세 교황이 1546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경전으로 반포한 「불가타」 성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단다. 이 「불가타」는 4세기 때부터 대중 성경으로 사용되고 있지. 신약성경은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 14개 바오로 서간, 7개 가톨릭 서간, 요한 묵시록 등 총 27권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러나 가톨릭교회가 구약성경을 39권의 히브리어 성경과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기 상ㆍ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등 헬라어로 쓰인 7권을 더해 총 46권을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정교회는 히브리어 성경에 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만 더해 43권을, 개신교와 유다교는 히브리어 성경 39권만 구약성경으로 인정하고 있단다. 이렇게 구약성경의 경전이 서로 다른 이유는 초대 그리스도교가 헬라어 구약성경인 「칠십인역」을 표준 성경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이 「칠십인역」을 구약성경 경전으로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개신교와 유다교는 헬라어 7권의 성경을 경전에 포함하지 않은 거야. 가톨릭교회는 히브리어 성경 39권을 ‘구약 제1경전’, 헬라어 7권을 ‘구약 제2경전’으로 구분해 부르고 있지만, 권위와 위상은 모두 똑같단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1월 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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