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위령 성월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 우리는 11월 위령 성월에 우리의 죽음을 묵상하며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특히 11월 2일 위령의 날에는 연옥 영혼들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위령미사를 봉헌하지요. 우리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성인의 통공’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성인의 통공’이란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 곧 지상에 있는 우리들, 죽은 후에 천국에 있는 성인들, 그리고 연옥에서 정화를 받고 있는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어서 기도와 희생,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합니다(여기에 지옥에 있는 이들은 속하지 않습니다. 지옥은 하느님을 끝까지 거부하는 영혼들이 가는 곳으로 하느님과 영원한 단절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날에 ‘위령의 날’을 지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건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하여 죽은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면 연옥 영혼들에게 양도할 수 있는 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사’란 이미 죄에 대해서는 용서받았지만, 그 죄 때문에 남아있는 잠벌을 하느님 앞에서 면제해 주는 것으로,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교회가 부여하는 것입니다. 잠벌을 부분적으로 면제하느냐, 전적으로 면제하느냐에 따라 부분대사, 전대사로 구분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471·1478항 참조). 특히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전대사가 허용되며 다른 날들은 부분대사가 허용됩니다. 또한 위령의 날에(혹은 관할 주교가 허용한 날, 혹은 모든 성인의 날 축일 전 주일이나 그다음 주일에) 성당을 경건한 마음으로 방문하거나 기도회에 참석한 신자에게 연옥 영혼들에 적용될 수 있는 전대사가 허용됩니다. 이를 연옥 영혼들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사를 받기 위해선 고해 성사와 성체성사, 그리고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꼭 같은 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략 20일 전후로 이루어지면 됩니다.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는 신자들의 선택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혹은 “사도신경”을 바치면 좋습니다. 또한 여러 번의 전대사를 위해서는 한 번의 고해성사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각각의 전대사를 위해 성체성사와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는 각각 명확한 지향을 갖고 이루어져야 합니다(내사원, 대사의 선물 5항). 지상에서든, 천상에서든 모든 신자들은 하느님 안에서 한 몸으로 친교를 이룹니다. 그래서 신자들의 기도가 한 몸 안에 있는 서로에게 전달됩니다. 지상에 있는 신자들의 기도는 연옥 영혼들에게 가 닿고, 천국에 있는 성인들의 전구는 지상에 있는 우리 모든 사람들에게 와 닿습니다. [2019년 11월 3일 연중 제31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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