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앙 레시피] 개별 심판과 최후의 심판
지상에서의 삶의 행실과 믿음에 따라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에 맞게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항상 은총과 자비를 내려주십니다. 그 은총에 맞게 살아가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행동과 모든 생각들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 이후에 지상에서의 삶의 행실과 믿음에 따라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이를 개별 심판 혹은 사심판이라고 합니다(사람은 단 한 번 죽기 때문에 죽음 뒤에 환생은 없습니다). 이 셈에 따라서 어떤 영혼들은 곧바로 하늘의 행복인 천국으로 들어가고 어떤 영혼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정화를 거치게 됩니다. 세상에서 세례성사를 받아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났고, 고해성사로 죄의 용서를 받았지만, 거기에 해당하는 보속을 다하지 못했거나, 남아 있는 소죄가 있을 때 죽은 영혼들은 정화를 거치게 됩니다. 이를 천주교회는 ‘연옥’이라고 부르지요. 연옥(煉獄)은 한자로 ‘불의 감옥’이라는 뜻으로, 불은 정화를 의미합니다. 이 기간은 변화를 위한 기간이며,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도록 건너가는 시간으로서, 티끌만 한 이기심도 남지 않게 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끝까지 거부하며 죽을죄를 지은 영혼은 지옥에서 영원한 벌을 받습니다. 지옥의 주된 고통은 하느님과 영원히 단절되는 것으로 어떠한 빛, 기쁨, 행복, 평화도 없는 영원한 어둠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021-1037항 참조). 또한 세상의 종말이 오면 하느님 나라가 완전히 도래하게 됩니다. 이때 살아있는 이나, 죽은 이가 부활하여 모두 최후의 심판(공심판)을 받습니다. 심판의 기준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의인과 악인으로 구분됩니다. 그래서 의인은 육신과 영혼이 영광스럽게 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다스리고, 악인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쫓겨나게 됩니다(마태 25,31-46 참조).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8-29) 이 최후의 심판은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 때에 이루어집니다. 아버지 하느님만이 그 시간과 날짜를 알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준비하고 깨어 있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8-1050항 참조). 하느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4) [2019년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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