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24) 정교회 · 개신교 · 성공회도 이웃 종교인가요
이름 · 조직 달라도 모두 그리스도교에 속해 여러 종교의 장점만 취해도 되나요 여러 종교의 장점만 받아들이면 된다는 생각은 모든 종교가 가르치는 진리와 그에 도달하려는 수행이 인간의 윤리 도덕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종교를 그저 자기만족의 도구로 여기는 개인주의적이고 혼합주의적인 사고에 원인이 있다. 이러한 사고는 뉴에이지 계통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각 개인에게 잠재된 영적 능력을 극대화해 우주의 영과 일치하는 데에 인생의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 뉴에이지 계통의 사상은 종교의 여러 수행 방식, 고대 종교의 비밀스러운 예식, 뇌과학, 약물 복용 등을 혼합해 하나의 종교 상품을 만들어 이를 강연, 명상, 음악과 춤, 예술 등의 형태로 판매한다. 이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수도 있지만, 인간 삶의 옳고 그름과 관련된 윤리를 간과하거나 부정하고 때때로 인간 내면의 깊숙한 부분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기에 매우 위험하다. 여러 종교 가운데 자신만 믿는 종교가 가장 뛰어난 게 아닌가요 종교를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 현대 세계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사람들은 자신과 종교적 신념이 다른 이웃과 더불어 살고 있다. 일상적인 만남에서도 자신만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부족할 수 있으며, 자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근본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태도이다. 근본주의적 태도는 자기 종교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상대방의 종교를 깎아내린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는 미성숙한 행동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를 존중하는 동시에 자신의 종교를 아끼고 그 가르침을 실천한다. 정교회와 개신교, 성공회 등 갈라진 그리스도교 교단도 이웃 종교인가요 비록 가톨릭, 정교회, 개신교, 성공회 등 그 이름과 조직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모두 그리스도교에 속한다. 각 교회의 지체가 되는 이들은 모두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은 하느님의 자녀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 형제자매이다. 개신교는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린 이들에게서 시작됐다. 이들은 신앙 실천에 대한 갈등 때문에 가톨릭교회로부터 갈라져 나갔으며, 이후 자체 안에서 많은 새로운 교파가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개신교는 ‘그리스도교’의 한문 표기인 ‘기독교’(基督敎)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천지 만물의 주관자를 모시는 종교’라는 뜻을 지닌 천주교(天主敎)는 동양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는 선교 정신에서 비롯됐다. 천주교는 일반적으로 ‘가톨릭교회’로 불리는데 가톨릭은 ‘보편적’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갈라진 교회’나 ‘보편 교회’라는 표현에서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의 갈등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가톨릭 신자들은 개신교 신자들보다 불교 신자들을 월등히 선호하고, 개신교 신자들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가톨릭 신자들의 올바른 이해와 정서적 포용력의 변화가 필요하다. ※ 이 난은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위원회가 펴낸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2월 8일,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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