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교회 – 세상으로 나아가는 교회 교회란 무엇일까요?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교회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무엇이 교회의 정체성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교회, 그리스도의 성사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 헌장에 따르면, 인류의 빛은 그리스도이시고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습니다(1항). 성사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드러내는 표징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정체성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분께서 선포하셨던 하느님 나라를 교회가 선포해야 합니다. 교회 헌장은 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교회는 […]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모든 민족 가운데에 이 나라를 세울 사명을 받았으며 또 지상에서 이 나라의 싹과 시작이 된 것이다.”(5항)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교회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교회는 이웃도 사랑합니다. 그런데 교회가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세상과 단절될 수 없습니다.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닫아버리면 고통받는 이웃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웃을 보지 못하면 이웃 사랑도 불가능해집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를 확언하는 커다란 전환점이었습니다. 사목 헌장 1항은 교회와 세상 간의 연대,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과의 연대를 선포합니다.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참으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 신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고통과 마주하는 교회 어떠한 공동체이건 그 정체성에 혼동이 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모든 인간의 구원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고통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출발합시다. 가서,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합시다. […]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권고 「복음의 기쁨」, 49항) [2020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구리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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