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톡톡 신앙쑥쑥] 육신의 부활이란 무엇인가요? Q: 우리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육신은 지금 우리가 지니고 있는 몸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그러면 육신의 부활이란 죽었을 때의 모습 그대로 부활한다는 건가요? A: 우선 육신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인간은 영혼과 육신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으며 죽음으로 말미암아 육신은 썩어 없어지고 영혼은 남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영혼만 부활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 역사 안에서도 초세기 영지주의자들은 육신을 악의 원천이며 죄로 가득한 덩어리로 보면서 육신은 부활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사람이 되신 것도 가짜 육신을 취해서 인간이 되셨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육신의 부활을 교회가 이야기했던 것은 이러한 잘못된 생각에 맞서 우리의 부활이 영혼만의 부활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의 전인적인 부활, 육신까지 포함한 완전한 부활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육신의 부활은 현재 우리가 지니고 살아가는 육체가 단순하게 재생된다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997항을 보면 “육신과 영혼의 분리인 죽음으로 사람의 육신은 썩게 되지만 그의 영혼은 하느님을 만나, 영광스럽게 된 그 육신과 다시 결합되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전능으로, 예수 부활의 능력을 통해, 우리 육신을 우리 영혼에 결합시키심으로써 영원히 썩지 않는 생명을 육신에 돌려주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육신의 부활은 하느님께서 선물로 내어주시는 영적인 새로운 몸으로 부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육신의 부활에 대한 믿음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한 생명과 연결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육신의 부활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부활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이 세상에서의 삶과 전혀 무관한 어떤 존재로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나,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고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려고 마음을 모으는 삶을 살고자 하는 내가 부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신의 부활, 즉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9)라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도록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 그 무렵 예수님의 제자들은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루카 24,35-40) [2020년 4월 26일 부활 제3주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기획연구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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