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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73: 교회의 이름과 표상들(748~757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8 조회수2,712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73. 교회의 이름과 표상들(「가톨릭 교회 교리서」 748~757항)

 

교회의 표상들은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교회’ 모습을 지향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환경이 좋은 멋진 곳에 지어진 집을 보면 어떠한 마음이 드나요? ‘나도 저런 집에서 한 번 살아봤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지 않나요? 혹은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어떠한 마음이 들까요? 그 사람과 함께 오래 머물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살 거처를 마련하고 결혼을 합니다.

 

하느님의 본성이 ‘사랑’이십니다. 따라서 당신의 모습으로 만든 인간과 함께 머물고 함께 살고 싶은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의미로 교회의 가장 보편적인 표상은 “하느님의 집”(756)입니다. 교회라는 집의 주인은 하느님 한 분뿐이십니다. 그러나 그 집을 구성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 수많은 벽돌을 하나의 집으로 만들어주는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하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교리서는 “성령께서는 서로 다르고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당신을 통해서 일치 안에 모이도록 하는 것”(738)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어떤 집에 들어가 살려고 하면 그 집 주인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의미로 교회를 ‘에클레시아’(Ecclesia)라고 하는데 이는 ‘엑-칼레인’(ek-kalein)의 두 단어가 결합한 말입니다. ‘엑’(ek)은 ‘밖으로’란 뜻이고, ‘칼레인’(kalein)은 ‘부르다’란 뜻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돌 중에 하느님의 성전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고 그에 ‘응답한’ 돌들의 공동체가 교회입니다(751 참조). 따라서 하느님을 주인으로 맞이한 한 하느님의 집이 되는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753)이라고 부릅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정적인 거처라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로 순례하는 모습을 지닙니다. 이를 잘 표현해주는 교회의 표상이 한 목자를 따르는 한 “양 떼”(754)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강요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체로 살아, 스스로 그리스도의 몸이 된”(752) 이들입니다.

 

몸은 머리를 따라야 합니다.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십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부르는 이유는 그리스도가 머리이시고 머리와 몸 사이에 반드시 ‘질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시며 교회는 그분께 순종하는 몸이 됩니다.(753 참조) 몸이 머리의 명령을 따라 일을 하듯, 교회도 마치 농부이신 주님께 순종하여 그분이 원하는 소출을 내야 하는 ‘밭’과 같습니다. 이런 의미로 교회를 “하느님의 밭”(755)이라고도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적으로 ‘하늘은 남자’, ‘땅은 여자’를 상징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남자의 사랑’, 혹은 ‘씨’를 상징합니다. 그렇게 땅에서 자라나는 곡식이나 열매는 ‘자녀’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밭”이란 교회의 표상은 머리요 신랑이신 그리스도께 순종하여 새로운 하느님 자녀를 탄생시키는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교회의 표상을 지향합니다.

 

이 때문에 교회를 하느님의 어린양의 신부인 “새 예루살렘”(756)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신부는 신랑의 아기를 낳아야 하는 처지에서 교회는 또한 “우리 어머니”(757)가 되기도 합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하느님의 자녀를 낳는 그리스도의 신부요, 어머니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에페 5,25)”(757)시는 교회의 신랑이십니다. 신랑은 “풀릴 수 없는 계약으로”(757) 신부인 교회를 거룩하고 순결하게 하시기 위해 목숨을 바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께 붙어 있으며 그분에게서 오는 성령을 받는 마치 포도나무의 수많은 “가지들”(755)로도 비유됩니다. 비를 받지 않고 소출을 내는 땅은 없습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도와 교회와 맺은 혼인 계약의 신비’를 품고 있습니다. 이에 교회는 가장 완전한 자기 자신의 표상을 그리스도와의 혼인 신비 안에서 보아야 함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여자의 창조로 시작하여 ‘어린양의 혼인 잔치’(묵시 19,9)에 대한 환시로 끝맺는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과 그 ‘신비’, 혼인의 제정과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의미, 그 기원과 목적, 구원의 역사를 통한 혼인의 다양한 실현, 죄로 생긴 혼인의 어려움과, 그리스도와 교회의 새로운 계약을 통하여 ‘주님 안에서’(1코린 7,39) 이루어진 혼인의 새로운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808)

 

[가톨릭신문, 2020년 6월 7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 수원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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