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가정 (2) 사회교리로 보는 가정 “인간 생태계를 위한 제일의 기본 구조는 가정인데, 이 안에서 인간은 진리와 선에 대한 첫 번째 결정적 개념을 얻으며,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이렇게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운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백주년」, 39항) 회칙 「백주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교회의 사회교리는 가정을 인간 생태계를 위한 제일의 기본 구조, 즉, 다른 모든 조직에 앞서는 근본적 사회조직으로 확신합니다. 가정의 중요성은 인간과 사회라는 두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정이 인간에게 주는 중요성 가정은 한 사람이 처음으로 체험하는 인간 공동체입니다. 혼인으로 결합된 남자와 여자는 서로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생명의 환경을 만듭니다. 이 생명과 사랑의 요람 안에서 한 명의 사람이 태어나 자랍니다. 가정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토대에서 인간은 자기 존엄성을 인식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가정이 사회에 주는 중요성 가정은 사회의 선익에도 중대한 기여를 합니다. 우선 가정은 사회가 극단적 개인주의에 함몰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가정은 기본적으로 개인들의 친교에서 기반합니다. 친교를 통해 개인들, 즉, ‘나’와 ‘너’는 ‘우리’가 되기 때문에 공동체성이 유지됩니다. 한편으로, 가정은 사회가 극단적 집단주의에 빠지는 것도 막아줍니다. 지나친 집단주의는 개인을 조직의 부속물로 만들어 버립니다. 반면, 가정 안에서 개인은 언제나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써 대우받습니다. 이를 체험한 사람들은 타인을 수단화시키지 않고 존중함으로써 지나친 집단주의 역시 방지하게 됩니다. 사회와 국가에 대한 가정의 우위성 가정은 고유의 출산 기능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하며, 가장 작음에도 필수인 사회의 기본단위입니다. 사회교리는 가정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와 국가가 가정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와 국가는 보조성의 원리에 따라 가정을 지원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정은 여러 세대가 모여 서로 도와주며, 더 충만한 지혜를 얻고 개인의 권리를 사회생활의 다른 요구와 조화시키는 곳이므로, 가정은 사회의 기초를 이룬다. 그러므로 공동체와 사회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사람은 혼인과 가정의 증진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이바지하여야 한다. 국가 권력은 혼인과 가정의 진정한 특성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향상시키며 공중 도덕을 수호하고 가정의 번영에 이바지하는 것을 그 신성한 임무로 여겨야 한다. 자녀를 낳고 가정의 품 안에서 교육하는 부모의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 52항) [2020년 7월 5일 연중 제14주일(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