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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90: 마리아 - 교회의 종말론적 표상(963~975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10-20 조회수2,206 추천수1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90. 마리아 - 교회의 종말론적 표상(「가톨릭 교회 교리서」 963~975항)


그리스도의 신부요, 교회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는 한때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었습니다. 그런데 1995년 그는 승마를 즐기다가 말에서 떨어져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전신 마비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하늘을 날던 슈퍼맨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처지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자살만을 생각하며 침대에 누워있을 때, 누군가 그의 뺨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제 사랑하는 남편입니다. 그 사랑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요.”

 

아름다운 아내 디나의 속삭임이었습니다. 리브는 아내의 위로에 힘을 얻어 열심히 재활 훈련에 나섰습니다. 그러자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휠체어에 앉아 이동해야 하지만, 그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새로운 슈퍼맨의 일상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사람과 사랑에 대해 무관심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사랑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슈퍼맨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을 때 아무 도움도 필요 없으셨을까요? 그러면 제자들을 뽑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다양한 협력을 가로막지 않고 오히려 불러일으키십니다.”(970) 그런데 제자들보다 더 큰 도움은 성모 마리아이셨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유일한 중개자는 그리스도이시지만, 그리스도는 성모 마리아라는 중개자를 통해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와 낳으심,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 승천에 이르기까지 성모님의 구원 협력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성모 마리아는 무엇보다 구세주의 협조자로서 공경을 받으십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로부터 그분의 몸인 교회가 탄생하도록 “사랑으로 협력하였기 때문”(963)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에 “하느님의 어머니”(466)가 되시며, 동시에 그리스도와 협력하여 교회라는 자녀를 낳는 “교회의 어머니”(963)가 되십니다. “교회는 모든 신자의 어머니”(181)가 되듯, 성모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이십니다.(975 참조) 그리고 성모 마리아 위에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입니다.”(808)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회의 일원이기도 하십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신부도 되십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그리고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은 그리스도와 교회를 중개하시는 분이 되십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자녀를 중개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성모님은 당신 믿음으로 자녀인 교회에 포도주로 상징되는 은총을 중개하셨습니다. 새 하와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새 아담이신 그리스도께 자녀인 교회를 위해 지금도 은총을 중개해주십니다. 교회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카나에서 예수님의 어머니께서는 혼인 잔치에 필요한 것을 당신의 아들에게 청하신다. 그런데 이 혼인 잔치는 또 다른 잔치, 곧 당신의 신부인 교회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몸과 피를 내주시는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상징한다. 그리고 새 계약이 맺어지는 시각에, 십자가 아래에서, 마리아께서는 ‘새 하와’로, ‘여인’으로, ‘살아 있는 이들의 참어머니’로 받아들여진다.”(2618)

 

“예수님은 새로운 창조를 개시하는 새 아담이시기 때문에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되셨습니다.”(504) “첫 아담은 유혹에 넘어졌으나, 예수님께서는 꿋꿋하게 서 계시는 새 아담이십니다.”(539) 성모님께서는 새 하와로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이후에도 “이 구원 임무를 그치지 않고 계속하시어 당신의 수많은 전구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얻어 주십니다.”(969) “이로써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유일무이한 지체’가 되시고 ‘교회의 전형(typos)’이 되십니다.”(967) 누구든지 동정 성모께 다가가는 이는 또한, 그리스도께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모 마리아와 아담과 하와처럼 하나로 일치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교회는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이며 자신의 어머니로 공경합니다.”(972)

 

[가톨릭신문, 2020년 10월 18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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