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향기] ‘교리교육’에 대한 반성과 「새 교리교육 지침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교회의 사건인 동시에, 지금까지도 공의회의 세상을 향한 ‘개방과 쇄신 그리고 적응’의 정신으로 가톨릭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특별히 ‘교리교육’의 영역에서 이 공의회의 정신을 이어받아 1971년 「교리교육에 관한 일반 지침서」, 이어서 1979년 「현대의 교리교육」이 반포되면서 다양한 연구와 발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또한, 1992년에는 ‘다른 상황과 문화를 고려한 새로운 지역교리서들의 초안 작성을 장려하고 돕기 위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출판되었습니다. 마침내 1997년 교황청 성직자성에서는 교리교육을 체계적인 차원으로 제시하며, 교리교육의 ‘교육적-양성적’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발전된 「교리교육 총지침」을 발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교리교육 총지침」을 한국의 교회 상황에 적용하고자,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에서 「한국 천주교회 교리교육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교리교육의 여정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문헌’과 ‘지침서’들이 나와 있지만, 그 안에서 제시하는 ‘교리교육’에 대한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 살펴볼 기회가 적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리교육’이 교회의 사목활동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성찰과 학문의 영역에서 논의될 기회도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례로, ‘교리교육’이 단순히 교리서들을 이용하여 가르치는 이와 대상자간의 ‘교육적 상황’으로만 이해되거나, ‘주일학교 학생들’과 ‘예비자교리’ 등의 특정대상으로 하는 ‘교육적 행위’로 축소되어 생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한지 거의 55년이 지나, 교리교육분야의 풍요로운 결실과 연구의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실제적인 사목현장에서 교리교육의 어려움, 교리교육의 정체성과 사명의 이해, 그리고 교리교육 봉사자의 양성문제 등 많은 ‘교리교육’과 관련된 과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새 교리교육 지침서」(가제)는 이러한 교리교육적 과제들에 응답하며, 앞선 교회의 문헌들과 「복음의 기쁨」의 정신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큰 주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복음화와 교리교육의 긴밀한 관계 2) 전 생애에 걸쳐 진행되며, 공동체의 삶 속에서 양성을 지향하는 교리교육 3) 가정 안에서의 교리교육의 중요성 4) 소외된 이들과 마주하는 교리교육 5) 디지털 시대의 도전에 함께 하는 교리교육 “새로운 지침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 나온 교리 교육의 핵심에 다가가길 바라셨던 관점과 동일한 선상에서 이뤄졌습니다. 교황님은 케리그마에 중심을 둔 교리교육을 원하셨습니다. 이는 복음화와 교리 교육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요청입니다. 교리 교육은 복음화의 대안이 아니라(필수) 단계입니다. 그렇지만 전례에서부터 애덕의 증거, 개인 기도, 윤리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발전시킨 위대한 과정 속에서, 교리 교육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첫 선포를 그 중심에 두고자 합니다.”(「피시켈라 대주교, 디지털 문화와 문화의 세계화에 주의를 기울인 그리스도에 대한 첫 선포인 교리 교육」, <바티칸 뉴스>, 2020.06.25.)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이신 리노 피시켈라(Rino Fiscichella) 대주교님의 지침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첫 번째 장의 시작을 열고자 합니다. [2020년 12월 6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