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교육 여정] 선포, 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 (1)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목-신앙 활동은 하느님께서 당신 스스로를 사람들에게 드러내시고,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신 ‘계시’(啓示, Rivelation) 사건을 통해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계시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에페 1,4-5)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신 것은 우리가 “성령 안에서 아버지(성부)께 다가가고 하느님의 본성(거룩한 본성)에 참여하도록(교의 헌장, 2항)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모든 이에게 직접 드러낸 것, 이것이 ‘그리스도교 선포’의 새로운 점입니다. 즉, 하느님의 기쁜 소식(선포)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알고 받아들인다면, 그 ‘선포’되는 말씀 안에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드러내시는 보편적 구원의지’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화’(Evangelization)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말씀 안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보아야 합니다. 당신께서 무엇을 선포하고자 하셨는가? 그것은 바로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음’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의 의미를 알려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고(루카 4,18 참조), 하느님 나라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회개가 필요(마르 1,15 참조)’함을 끊임없이 선포하십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당신의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며, 지금의 우리들을 통해서도 당신의 사명이 이어지도록 다음의 말씀들을 남겨주셨습니다 -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19-20) -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 예수님께서는 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위의 밑줄로 ‘선포’된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복음화’와 ‘선포’를 이어주는 첫 번째 연결고리가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복음화’의 의미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020년 12월 13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 교육 여정] 선포, 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 (2)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하고 알려 주시며, 또한 인간 완성과 세계 개혁의 근본 법칙은 사랑의 새 계명이라고 가르치신다.”(사목헌장, 38항)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당신의 봉사직무를 시작하셨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사명들(->참조: 선포, 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 ①)을 우리가 따르려고 할 때,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드러내시고자(계시) 하시는 ‘사랑’과 ‘자비’의 직무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당신 아들안에서 계시를 통하여 그 해답을 주신다. 완전한 인간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더 인간답게 된다.”(사목헌장 41항)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시는 교회의 사명(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주며, 당신께서 가르쳐주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고, 증인이 되며, 당신을 기억하고, 서로 사랑하라)을 우리가 실천하려고 할 때, ‘선포’의 살아있는 특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활동은 바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보여주시고 하는 당신의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명은 바로 ‘복음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복음화’를 교회의 사명으로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여러 성사들을 베푸는 것만을 ‘복음화’ 활동의 전부로 규정해서는 안됩니다. “복음화의 풍부하고 복잡하고 역동적인 참모습을 부분적으로나 단편적으로 규정하려 하는 것은 복음화의 의미를 빈약하게 하고 나아가 왜곡할 위험이 있습니다. 복음화의 모든 본질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으면 복음화의 개념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7항) ‘복음화’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선포’를 통해 울려퍼지는 사명을 수행하는 모든 교회 활동의 총체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 안에서 증언과 선포, 말씀과 성사, 인간의 내적변화와 사회적 변화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새 교리교육 지침서>는 바로 이러한 그리스도교 선포를 ‘복음화’의 사명과 연결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새 교리교육 지침서>, 14항 참조) ■ 그리스도교 선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형제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이에 응답하도록 불리움 받게 하는 사랑의 신비를 선포합니다. ■ 그리스도교 선포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녀로서의 소명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진리에 대한 “계시”를 선포합니다. ■ 그리스도교 선포는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을 의미하는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의 선물인 ‘구원’이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신비를 통해서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짐을 선포합니다. ■ 그리스도교 선포는 하느님과 친교를 맺고, 형제적 일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흩어진 인류를 교회로 모으는 것이 우리의 소명임을 선포합니다. [2020년 12월 20일 대림 제4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 교육 여정] 선포, 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 (3) 교회 공동체와 그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복음화’를 이해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현대의 복음 선교, 17항 참조) ‘복음화’는 단일한 의미나 정의로 이해되는 차원이 아닙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여러 문헌의 설명에서도,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제한적인 의미에서,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예언적 활동과 선교활동으로 ’복음화‘의 정의를 더 넓은 차원으로 확장시킵니다. 요약하면, 1. 선교 활동 안에서의 복음 선포(선교 교령, 6항 참조) 2. 말씀에 봉사하는 모든 직무(교회 헌장, 35항; 주교 교령, 6항; 교회 헌장 44항; 평신도 교령, 2항 참조) 3. 교회의 모든 선교 활동(선교 교령, 23항; 26항 참조) 그러나, 무엇보다도 ‘복음화’는 교회의 문헌에 나와 있는 정의로는 설명하는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반드시 예수님의 ‘말씀선포’와 하느님 나라를 위해 행동하셨던 그분의 깊은 차원의 ‘행적’으로 그 의미에 접근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루카 4,43)라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모든 사명을 구체적으로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전도 여행을 다니셨고, 스스로가 최초의 복음 선포자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복음선포’를 위한 사명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이사 61,1-2 참조) 그러므로, ‘복음화’는 교회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사명을 수행하는데에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복음화’를 수행하여야 하는 주체는 바로 ‘하느님 백성’인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기쁜 소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 기쁨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복음화’는 교회 공동체의 고유한 은총이고 소명이며, 교회의 가장 깊은 본성으로 이해됩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하느님 말씀을 설교하고 가르치며, 은총을 전해주는 통로가 되고, 죄인들이 회개하며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하며,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미사를 끊임없이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4항 참조) “교회는 복음화가 인류의 모든 계층에까지 기쁜 소식을 전해주며,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고 하신 것과 같이 복음의 힘으로 인류를 내부로부터 변화시켜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기에 복음화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내적 변화이며, 교회가 자신이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을 통하여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의 활동, 그들의 삶과 구체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복음화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현일 것입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8항) [2020년 12월 27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 교육 여정] 선포, 복음화, 그리고 교리교육 (4) “인간의 모든 차원이 변화하여야 합니다. 교회로 볼 때 이는 단순히 지리적으로 더 넓은 지역이나 더욱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기준, 가치관, 관심 사항, 사고방식, 영감의 원천, 생활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변화시키고 바로잡는 것이기도 합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9항) 위의 ‘복음화’에 대한 정의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복음화’는 ‘변화’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여기서 ‘변화’의 주체는 바로 ‘사람’입니다. 선포된 복음이 한 사람과 만나, 그 사람의 인격 안에서 ‘믿음’이 자라나게 하는 ‘성장의 차원’(양성)과 복음화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성장’의 차원은 선포된 말씀을 따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여정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앙’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그분의 ‘인격’을 따르겠다는 ‘변화’의 결심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평생의 여정 안에서 우리의 삶에 인격적으로 그분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따라가는 ‘변화’와 ‘성장’의 과정이 됩니다.(새 교리교육 지침서, 14항 참조) 「교리교육 총지침」 55항에서는 신앙이 성령의 작용을 통해 깊은 차원의 ‘존재론적인 변화’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신앙은 삶의 변화, ‘내적 쇄신(metanoia)’, 곧 정신과 마음의 근본적이고 철저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 변화를 통하여 신앙인은 회개의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삶의 변화는 하느님의 뜻을 받들고 받아들이는 신앙인의 내적인 삶과 행동, 교회 사명에 대한 참여, 혼인 생활, 가정 생활, 직장 생활, 경제적 사회적 책임의 이행 등 모든 차원의 그리스도인 생활에서 드러난다.”(교리교육 총지침, 55항) 그러므로, 선포된 복음을 받아들이는 신앙인들의 변화는 바로 ‘마음’에서 일어나는 차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을 믿고 따름으로서 이어지는 ‘마음’의 변화는 우리의 ‘존재’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03년에 반포하신 회칙 「신앙의 빛」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는 우리의 신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십니다. “신앙의 선물을 받아들여 믿는 이들은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하느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존재가 되며 이제 ‘아드님 안에서 아들들’이 됩니다. 예수님의 체험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인 ‘아빠! 아버지!’는 이제 그리스도인들의 체험의 핵심이 됩니다(로마 8,15 참조).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믿음의 삶은 인간 실존의 토대의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선물을 인정하는 것입니다.”(신앙의 빛, 19항) [2021년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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