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98. 평화를 위한 노력 - 세상 한 가운데에서의 기도(「간추린 사회교리」 546항)
기도는 우리를 선으로 이끌기 때문에, 늘 절실하다 크리스티나: 신부님, 대림 시기에 하루에 한 시간씩 초를 켜고 그 앞에 앉아서 기도하려고요! 고통 받는 이들, 병들고 가난한 이들, 감옥에 갇힌 이들, 노동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 위정자들, 신부님과 수녀님들을 위해서도요! 그런데 기도하다 보면 자꾸 잠이 와요! 그래도 항상 기도하려고 노력해요! 이 신부: 그렇군요! 그래도 그런 마음이 참 거룩하십니다! 우후죽순 각종 팬데믹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문제들이 즐비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또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 팬데믹이 기폭제가 돼 생긴 다른 팬데믹도 많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권리, 자유가 제약되니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많아졌습니다.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마스크 착용은 누구에게든 불편합니다. ‘이모션(Emotion, 감정) 팬데믹’이라고나 할까요? 집콕 생활 증가로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도 엄청나게 늘어 환경오염이 더욱 심각해졌다지요? 대유행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래서 ‘쓰레기 팬데믹’이 몰려온다고 합니다. 또한 어디나 할 것 없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합리적 대화가 아니라 감정과 적대감이 높아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른바 ‘사회적 팬데믹’입니다. 노동계에서는 해고와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위기 속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비롯해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각종 갈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겨 각종 기술발전이 가속화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관측이 있지요. 이른바 ‘레이버(Labor, 노동) 팬데믹’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확실히 약자의 고통이 두드러집니다. 뿐만 아니라 팬데믹은 우리의 약함, 미성숙함, 철없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상 한가운데서의 기도 인권과 빈곤, 경제와 노동, 실업, 기후와 환경을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선행이 개인의 삶과 공동체, 사회를 변화시킴은 분명하나, 좀 더 적극적인 투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사를 보더라도 공산당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상이용사부터, 군부독재에서 민주화로 이행됨에 있어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희생을 거쳐, 불의한 현실에 항거한 많은 분들의 희생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에는 무수한 눈물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 희생이 반복되길 바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많은 노력과 수고, 고단함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할지도 모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입니다. 세상의 어려움, 불의함, 고통에 맞서는 가장 큰 힘은 하느님의 섭리와 선을 지향하는 기도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언제나 기도하셨고 사도 바오로 또한 통치자들을 위해 늘 기도했습니다.(1티모 2,2) 성경에는 선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잘못한 이들, 죄지은 이들도 나오지만 공통적인 것은 기도하는 이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기도하는 사람 「간추린 사회교리」도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교회는 기도를 통해 평화를 위한 투쟁에 참여하며, 마음을 열어 하느님과 깊은 관계를 맺게 하고, 존중과 이해, 존경과 사랑의 태도로 이웃을 만나게 해 줍니다. 기도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다양한 환경에서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준다고 합니다.(546항) 또한 기도는 어려운 이웃을 기억하게 합니다. 특별히 전례는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샘이고 그중에서도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찬례는 나눔, 용서, 화해를 가능하게 하며 이것이 가톨릭교회가 바라는 참된 평화입니다.(492항) 기도는 욕심을 내려놓고 하느님께 의탁하고 순명한다는 거룩한 지향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선(善)을 선택하게 하고, 내 삶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며, 지향과 삶을 일치시키고 유혹에서 지켜 줍니다. 그래서 기도는 신비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기도가 절실합니다. 신앙과 삶을 결합시키려면 그리스도교 생활의 특징적 요소들이 일러주는 현명한 길을 따라야 한다. 그 길은 곧 준거인 하느님 말씀, 전례를 통한 그리스도교 신비의 거행, 개인기도, 영성 지도자 식별을 위한 특수 교육으로 심화되는 진정한 교회 경험, 사회적 미덕의 실천, 그리고 문화 교육과 직업 교육에 대한 지속적 노력 등이다.(「간추린 사회교리」 546항) [가톨릭신문, 2020년 12월 13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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