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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교리: 이 미사를 당신의 첫 미사, 마지막 미사, 유일한 미사처럼 봉헌하시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1 조회수2,534 추천수0

[생활교리] “이 미사를 당신의 첫 미사, 마지막 미사, 유일한 미사처럼 봉헌하시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 천주교는 역사상 미사 중단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었다. 많은 이들에게 미사 중단은 전례의 한 부분이 멈춘 것이 아니라, 천주교 전체가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천주교에서 미사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 사실 미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헌장, 11항)이요, 가톨릭 신앙의 요약이자 집약으로서(가톨릭 교회 교리서, 1327항 참조), 그 중요성과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하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회칙 제목을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2003)라고 정하셨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 역시도 우리는 미사, 곧 “구원의 성사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사랑의 성사, 95항)라고 고백하지 않으셨는가! 다만 아무리 교회문헌들과 여러 교회의 인물들이 미사의 중요성을 호소했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어떠한가? 물론 많은 신자들이 미사를 통해 살아갈 영적인 힘을 얻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미사의 은총을 느끼지 못하며 의무감 속에서 (주일)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에 대해 몇 가지 ‘잊고’ 있던 사항에 다시금 주목해보자.

 

첫째, 미사의 두 축을 이루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결코 분리하거나 우열을 가릴 수 없으며, 오히려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하나의 예배를 이룬다는 점이다(전례헌장, 57항 참조). 예수님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있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언제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고, 만나는 기쁨을 맛보았는가? 예수님이 성경을 풀이해주실 때(말씀) 뜨거운 감동을 느꼈고, 빵을 떼어 주실 때(성찬) 비로소 가능했다(루카 24,13-35 참조). 미사에 참여한 하느님 백성은 성체성사를 통해 ‘생명의 빵’ 뿐만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들음으로써 ‘생명의 말씀’ 역시도 귀중하게 받아 모셔야 한다. 성체의 보이지 않는 작은 조각까지 정성껏 받아 모시듯, 하느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음과 귀를 기울여보자.

 

둘째, 천주교인들에게 주일미사 참석은 ‘의무감’을 넘어서, 신앙인으로서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는 시간이다. 일례로 초대교회 문헌들에 따르면, 주일 미사에 참여한 이들을 ‘그리스도인’이라 불렀다. 특히 박해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주일에 함께 모이는 것을 철저히 지키고자 했는데, 이는 주일 미사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발터 카스퍼). 결국 신앙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주일 미사를 통해 ‘나는 그리스도인’이요, 또 ‘교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예수님은 성체성사의 빵과 포도주 안에 참으로 현존하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이들 안에도 사신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 ‘안’에 머무시는 방법을 찾으셨고(주님 저희와 함께 머무소서 19항, 참조), 실제로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머무신다. 그렇다면, 미사에 참여하는 우리의 마음과 지향은 어떠해야 할까? 갑자기 어느 성당 제의실에 씌어있는 문구가 생각난다.

 

“이 미사를 당신의 첫 미사, 마지막 미사, 유일한 미사처럼 봉헌하시오!”

 

[2021년 2월 7일 연중 제5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윤태종 토마스 신부(팔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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