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 : 평화 증진 (1) 성경으로 보는 평화 증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건네신 인사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 요한 20,19) 그래서 우리도 미사 때마다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줍니다. 하느님의 근본 속성인 “평화”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드셨던 세상은 평화로웠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피조물들이 각자 자립하면서도 전체 안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창세 1,4.10.18.21.25.31 참조). 따라서 본래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생명의 충만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원죄로써 하느님을 거부하였고 이어 피조물 간의 조화로운 관계마저도 깨뜨리게 됩니다. 그 결과로 인간관계(창세 4,1-16 참조)와 사회관계(창세 11,1-9 참조) 안에 폭력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로 주십니다.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려주신 축복에는 평화가 담겨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민수 6,26)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평화의 약속 구약 성경의 많은 곳에서 메시아의 나라는 평화의 나라가 될 것이라 예언합니다(욥 25,2; 시편 29,11; 37,11; 72,3.7; 85,9.11; 119,165; 125,5; 128,6; 147,14; 아가 8,10; 이사 26,3.12; 32,17 이하; 52,7; 54,10; 57,19; 60,17; 66,12; 하까 2,9; 즈카 9,10 참조). 그리고 이 약속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평화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5; 로마 1,7 참조) 또한 그분께서는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그분께서 수난 전날 제자들에게 남겨주신 것도 평화의 선물이었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평화의 소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분열과 적개심 속에서도 우리는 평화를 수호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이사 11,6-9) [2021년 3월 7일 사순 제3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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