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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113: 가치에 대한 성찰 - 올바른 정의란 무엇일까 (10) 사랑, 그리스도인의 정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09 조회수1,965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13. 가치에 대한 성찰 - 올바른 정의란 무엇일까 (10) 사랑, 그리스도인의 정의(「간추린 사회교리」 580항)


그리스도인에게 정의란 형제적 사랑입니다

 

 

전지전능?

 

신(神)에게 불평을 일삼던 남자가 어느 날 신을 만납니다. 신은 이야기합니다. “나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나보다 잘할 자신이 있나? 자네를 전지전능하게 해 주겠네.” 놀랍게도 남자는 신의 능력을 얻습니다. 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 능력으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평소 미워하던 사람을 골탕 먹이고, 자기를 두들겨 팬 건달들을 손봐 줍니다. 운석을 떨어트리고, 여자 친구를 위해 달을 가까이 끌어오고, 그토록 원하던 메인앵커 자리를 차지합니다. 부와 명예, 모든 것을 얻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곧 난관에 봉착합니다. 그의 실수로 세상은 난장판이 됩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너무 많아 1등 당첨 금액이 터무니없이 낮아지고, 달을 마음대로 조종한 결과 지구 반대편에서 물난리가 나고 각종 사고가 터집니다. 신 노릇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님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아무리 전지전능 하다 해도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신은 그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투잡을 뛰는 미혼모가 아이를 축구 시합에 보내려고 없는 시간을 짜내는 게 기적이야. 10대가 마약 말고 학업에 열중하면 그게 기적이야.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것도 기적이고. 사람들은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을 지니고도 그걸 까먹고 나한테 소원을 빌어. 기적을 보고 싶나? 자네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보게.”(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중)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자신의 욕심으로 세상은 엉망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남자는 전지전능함의 역설을 체험합니다. 잘못된 전지전능은 혼란과 불행만을 초래할 뿐이며 그것은 기적도 행복도 아님을 깨닫습니다. 신은 그에게 진정한 기적이란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철없는 욕심을 내려놓고 이기적인 마음을 버립니다. 경쟁자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하고, 이웃을 돕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라는 거룩한 기도를 합니다.

 

영화는 교만과 파멸, 구원의 도식을 코믹하게 그리며 행복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진정한 사랑과 행동입니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것, 이기심이 아닌 나눔을, 내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축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내 욕심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라고 합니다.

 

 

내일은 더 사랑할 수 있길!

 

누구나 행복하고자 합니다. 행복한 사회는 행복한 나로부터 비롯되며 그것은 내 삶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신앙의 가르침을 접하며 우리는 종종 “주님 뜻대로!”를 고백합니다. 그런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는 하느님과 이웃을 더 사랑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며, 타인의 행복을 빌어 주고 그를 축복해 주며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최우선적으로 그리스도인에게 정의란 형제적 사랑입니다. 여기서 사랑은 ‘그 자체 안에 복음 전체를 요약하며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항상 자신을 희생시킬 만반의 태세를 갖춘 그리스도교의 사랑’을 뜻합니다.(581항) 사랑의 실천이 가톨릭 신앙과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도 개인의 행동은 사랑에서 생겨날 때 온전히 인간적이 되며, 그리스도인은 그 사랑을 세상에 증거해야 한다고 하고(580항) 그 사랑이 삶의 모든 곳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581항) 현실 속엔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만이 그런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게 하며, 그 방법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정의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축복합시다. 그것을 기도 중에 하느님께 봉헌합시다. 그것이 사랑과 정의,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냅니다.

 

신: 다시 그녀가 너를 사랑하길 바라나?

브루스: 아니요. 그녀가 행복하길 빌고 싶어요. 그녀가 행복하게 해 주세요.

신: 좋아. 기도는 그렇게 하는 거야!(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중)

 

“그리스도인들은 깊은 확신을 가지고 이러한 사랑을 증언하여야 하며, 자신의 삶을 통하여 사랑이 어떻게 사회를 선으로 나아가게 하며 인간과 사회를 완덕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힘인지(1코린 12,31―14,1 참조) 보여 주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580항)

 

[가톨릭신문, 2021년 4월 4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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