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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 강림 대축일 특집: 성령 강림 의미와 성령의 은총과 열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4 조회수1,933 추천수0

[성령 강림 대축일 특집] 성령 강림 의미와 성령의 은총과 열매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교회와 함께 구원 사명은 계속된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성령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사도행전 2장 1-13절에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성령이 내려온 사실이 묘사돼 있다. 사도행전 저자는 청각과 시각 현상을 기록해 성령 강림이 사도들에게 극적인 변화와 효과를 주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성령을 체험한 사도들은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백성에게 담대히 선포하기 시작했다. 사도들을 이어 지상의 나그네요 순례자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계만방에 선포하는 사명을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교회의 탄생,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 탄생은 성령 강림의 놀라운 힘에서 비롯됐다. 삼위일체의 한 위격인 성령 그리고 성령 강림, 성령의 열매와 은사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삼위일체의 한 위격인 성령

 

성령(Spiritus Sanctus, Holy Spirit)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세 위격 가운데 하나로, 성부와 성자로부터 파견돼 인간을 성화시켜 성부께로 이끄시는 하느님이다. 그리스도교의 근본 교리인 삼위일체 신비를 구성하는 성부, 성자, 성령 중 성부와 성자와 구별되는 위격으로서 성령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성경 곳곳에서 성령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신약성경에 그려진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살펴보면, 예수님의 일생은 성령으로 시작돼 성령에 가득 찬 삶이었다. 성모 마리아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잉태했고(마태 1,18.20) 즈카르야는 성령에 의해 구세주의 장래를 예언했다.(루카 1,67) 또한 예수님이 세례받는 장면은 성부의 말씀과 성령 강림으로 그분이 메시아임을 사람들에게 공표하고 있다.(요한 1,33)

 

예수님의 공적 활동도 성령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복음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수님은 성령을 받아서 가난한 이들에게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메시아의 사명이 자신에 의해 이뤄진다고 선언했다.(루카 4,18-21) 성령으로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을 뿐 아니라(마태 4,1) 마귀들을 쫓아내고(마태 12,28) 병자들을 치유했다.(마태 9,2; 루카 5,17 등) 또한 예수님은 자신이 제자들을 떠나도 성령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했다.(요한 16,7)

 

조셉 이그나즈 밀도퍼 ‘성령 강림’. 사도들은 성령을 체험한 이후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백성에게 용감하게 선포하기 시작했다.

 

 

성령 강림의 의미

 

성령 강림 대축일은 ‘교회 설립 기념일’이면서 선교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성령 강림으로써 교회가 세워지고 사도들은 복음 선포라는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받았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뜻하는 라틴어 ‘펜테코스테스’(Pentecostes)는 ‘50번째’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펜테코스테’(Πεντηκοστή)에서 나왔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예수님이 부활한 뒤 50일째 되는 날에 성령이 사도들에게 내려왔다.(사도 2,1-13) 성령이 강림한 날은 오순절(五旬節)로서 본래 보리를 추수하고 거행되는 과월절을 기점으로 50일 후에 열리는 축제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도행전은 오순절 때 성령이 내렸다고 전하고 있다. 성령의 역사(役事)는 특히 사도행전에 넘쳐흐르는데 4복음서가 ‘예수님의 복음서’라면 사도행전은 ‘성령의 복음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 절정은 초대교회 신자들이 성령 안에서 일치돼 재산을 공유하고, 기도와 찬미의 공동체를 이룬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경탄했다는 대목에서 발견할 수 있다.(사도 2,43-47; 4,32-37)

 

성령 강림이 신자들 간에 일치를 이루고 형제애를 낳았다는 것은 성령 강림으로 인한 여러 가지 말의 기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사도 2,3-4. 6-11)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했지만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들었다는 것이다. 바벨탑 건설로 분열된 민족들(창세 11,1-9)과 대조되면서 온 인류의 일치, 복음 선포 의무, 구원의 보편성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성령 강림이 가져다주는 일치에 대해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고찰한 것을 알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헌장」에서 “복음의 힘으로 성령께서는 교회를 젊어지게 하시고 끊임없이 새롭게 하시며 자기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도록 이끌어 주신다”(4항)고 밝힌다. 그러면서 같은 항에서 “온 교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백성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가 지닌 신성과 인성을 완전하게 결합시키는 원리이고 교회 안에서 불가시적인 신적 요소와 가시적 요소들을 결합시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사가 되게 한다.

 

 

성령의 7가지 은총과 9가지 열매

 

세례성사로 신자가 된 사람은 다른 성사들을 받을 자격을 얻게 되고 성령의 은총과 은사를 받아 자신의 생활을 성화할 수 있게 된다. 신자 생활을 성숙시키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바로 성령의 7가지 은총과 9가지 열매다.

 

「교회헌장」 제12항에 “성령께서는 성사와 교역(敎役)을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고 인도하시며 여러 가지 덕행으로 꾸며 주실 뿐 아니라 또한 당신 은혜를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시며(1코린 12,11) 모든 계층의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총도 나누어 주신다”고 서술돼 있어 성령 칠은(七恩)과 9가지 열매가 성령으로부터 나오는 근거를 알 수 있다.

 

성령 칠은은 ▲ 영원한 구원에 관한 것과 현세의 잠정적인 사항을 구별하게 하는 ‘지혜’ ▲ 영생의 진리를 가급적 깊이 깨닫게 하는 ‘통찰’ ▲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하는 ‘지식’ ▲ 마땅히 행할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하는 ‘식견’ ▲ 하느님을 만유 위에 사랑하게 하는 ‘공경’ ▲ 영생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는 ‘용기’ ▲ 매사에 하느님의 뜻을 거스를까 염려하는 ‘경외’이다.

 

성령 칠은은 이사야서 11장 1-2절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라는 구절에 바탕하고 있지만, 성령의 선물을 7가지 은총에 한정시킬 수는 없다.

 

성령이 신자들에게 베풀어 주는 은혜로 갈라티아서 5장 22-23절은 9가지 열매인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를 제시한다. 9가지 열매는 ▲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사랑, 기쁨, 평화 ▲ 이웃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인내, 호의, 선의 ▲ 자신과 관련되는 열매-성실, 온유, 절제로 분류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1년 5월 23일,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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