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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에 봉사하는 교리교육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12 조회수1,515 추천수0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에 봉사하는 교리교육 (1) 선교적 형태 I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모든 교회 공동체와 그 주체인 우리 모두가 ‘선교적 사명’을 지녀야 함을 이야기하십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하여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우리가 눈을 떠 다른 이를 알아볼 때, 우리 신앙의 빛이 더욱 밝아져 하느님을 알아 뵙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영성 생활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면 끊임없이 선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화 활동은 정신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고, 마음의 지평을 열어 주며, 성령의 활동을 더욱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의 제한된 영적 도식을 뛰어넘게 해 줍니다.”(「복음의 기쁨」 272항)

 

하느님의 큰 계획은 그분의 사랑에 응답하게 하시는 성령의 힘을 통해, 예수님을 삶의 중심으로 받아들이는 ‘우리’(하느님 백성)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된다는 것은 아버지 사랑의 큰 계획에 따라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을 의미”(「복음의 기쁨」 114항)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공동체는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자 하는 이들을 하느님 백성으로 초대할 수 있도록 ‘아버지의 집’처럼 열려 있어야 하고, 동시에 하느님 백성은 모든 사람을 향해 ‘출발’하는 선교사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47항 참고).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복음화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선교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제자 공동체가 ‘복음의 기쁨’으로 가득 찼던 체험은 자기 자신을 떠나 ‘선교’를 통해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순간들이었습니다.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17-20)

 

그러므로 세례받은 하느님 백성 모두는 “선교하는 제자”로서 “교회 안의 역할이나 신앙 교육의 수준에 상관없이 복음화의 능동적인 주체”(「복음의 기쁨」 120항)가 됩니다.

 

“사실 ‘오늘날에도 선교 활동은 교회의 가장 큰 도전’이고 ‘선교 임무는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이러한 말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바로 선교 활동이 모든 교회 활동의 페러다임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15항)

 

이제 다음 시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신, 교회의 선교적 사명에 봉사하기 위한 교리교육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2021년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에 봉사하는 교리교육 (1) 선교적 형태 II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회는 선교하는 제자로서 계시된 말씀을 해석하고 진리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복음의 기쁨」 40항)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거대하고 급격한 문화적 변화는, 영원한 진리의 새로움을 끊임없이 깨닫게 해주는 언어 안에서 우리가 진리 표현 방법”(「복음의 기쁨」 41항)을 새로운 방식으로 계속해서 찾는 ‘복음화’의 사명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가톨릭 신자들이 젊은 세대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전수하는 데에 단절이 있었음을 더 이상 간과할 수만은 없습니다. 많은 이가 가톨릭 전통에 실망하여 이를 더 이상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녀들을 영세시키지 않고 자녀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는 다른 신앙 공동체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절의 원인들을 살펴보면, 가정 안에서 대화 부족, 대중매체의 영향, 상대주의적 주관주의, 시장만 배불리는 무분별한 소비주의,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그들과 함께 사는 사목의 결여, 교회 기관들의 환대 부재, 그리고 다종교 상황 속에서 신앙의 신비를 지키고 되살리는 데서 겪는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70항)

 

이러한 문화의 급격한 변화 안에서, 복음이 새롭게 선포되기 위해서는 “선교 활동이 모든 교회 활동의 패러다임”(「복음의 기쁨」 15항)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의 선교적 소명을 새롭게 인식하는 가운데 교리교육은 “선교적인 형태”로 그 역할이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복음을 모르거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여 그들의 환경 안에 신앙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다른 집단들에게 이를 선포할 수 없는 민족과 집단, 그리고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 교회가 선교 활동을 전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고유한 의미의 만민 선교입니다.”(「교회의 선교 사명」 33항)

 

교회의 사명인 ‘선교’에 봉사하기 위하여 교리교육은 ‘복음을 선포하는 차원’(최초의 선포)과 ‘그리스도인의 신앙성숙을 위하여 동반하는 차원’(양성)에서 새로운 요청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리교육의 ‘선교적 사명’은 모든 신앙인이 스스로 ‘선교하는 제자’임을 깨닫게 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각자가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일에 부르심 받은 ‘선교하는 제자’의 역할을 상기시켜주는 것, 이것이 ‘교리교육’이 해야 하는 새로운 사명입니다.

 

“교회가 예수님과 이루는 친교는 그분과 함께 가는 여정입니다. ‘친교와 선교는 서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승을 충실하게 본받으려는 교회는 오늘날 세상에 나아가 모든 이에게, 모든 장소에서, 온갖 기회에,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복음의 기쁨」 23항) [2021년 6월 20일 연중 제12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에 봉사하는 교리교육 (2) 자비의 학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자비의 특별 희년’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예수님의 자비가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요약하는 핵심임을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십니다. 그리스도 신앙의 신비는 이 말로 잘 요약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자비는 나자렛 예수님 안에서 생생하게 드러나 그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 구원계획에 따라 모든 것을 마련하시고 ‘때가 차자’(갈라 4,4) 아버지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게 하시고 우리에게 완전한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을 뵌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입니다(요한 14,9 참조). 나자렛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행동, 당신의 온 인격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십니다.”(「자비의 얼굴」 1항)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하느님의 자비’가 없다면 “우리는 마치 황량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명력도 없는 불모의 삶”(「자비의 얼굴」 10항)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를 통해 드러나는 말과 행동은 자비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복음의 뛰는 심장인 하느님의 자비를 알려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교회를 통하여 자비가 모든 이의 마음과 정신에 가 닿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이에게 다가가시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본받습니다. 교회가 새 복음화의 사명을 받은 오늘날 자비를 새로운 열정과 사목 활동으로 거듭 알려야 합니다. […] 교회는 말과 행동으로 자비를 전하여 사람들의 마음속에 파고 들어가 그들이 다시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 나서도록 하여야 합니다.”(「자비의 얼굴」 12항)

 

교리교육의 사명은 복음화에 봉사하기 위해 ‘하느님의 자비’가 무엇인지를 알리고 선포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는 나자렛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자비’를 통해서 드러납니다. 그런데 이 ‘자비로움’이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신앙의 선포는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교리교육은 사랑을 실천하는 ‘자비의 언어’가 복음화의 핵심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에게 잘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기 때문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5-36)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교리교육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닮을 수 있게 하는 기회이자,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자비의 학교’가 됩니다. [2021년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교리교육 여정] 복음화에 봉사하는 교리교육 (3) 진정한 대화의 장소

 

 

복음화는 하느님 말씀이 온 세상에 퍼져나가 각자의 삶 안으로 파고들도록 ‘계시’ 사건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긴 과정입니다. 교리교육은 “하느님의 계시와 그 전달에 대한 전통적 가르침을 천명하며 온 세상이 구원의 선포를 들음으로 믿고, 믿으며 바라고, 바라며 사랑하게”(「계시헌장」 1항) 함으로써 복음화에 봉사합니다.

 

교리교육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대화하시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음을 선포하며, 하느님의 ‘계시’에 응답하려는 인간의 갈망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손길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삶이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을 향한 갈망은 인간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다. 인간은 하느님을 향하여, 하느님에게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늘 인간을 당신께로 이끌고 계시며,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진리와 행복은 오직 하느님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27항)

 

하느님께서 우리와 나누시고자 하는 대화는 조건 없는 사랑에서 시작된 무상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대화는 전적으로 예수님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그래서 교리교육은 예수님과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그분께서 어떠한 분이신지를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이러한 대화는 요한 복음 4장에서 ‘물’을 중심으로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만남을 통해 생동감 있게 묘사됩니다. 성경의 내용을 잠시 살펴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이방 혼혈 민족이 사는 사마리아 지역을 여행하시다 우물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거기서 어느 여인과 대화를 시작하십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자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하고 청하십니다. 당시 사마리아인은 유다인들과 적대적이었던 터라, 예수님께서 말을 건네신 행동 자체는 기존의 상식을 깨는 파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사마리아 여인의 마음속에 당신께로 오게 하는 ‘갈망’을 불러일으키십니다. 예수님은 육체적 갈증을 해결하는 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향한 갈망을 채워주는 물을 맛보도록 조금씩 천천히 사마리아 여인의 마음을 열어 주며 ‘대화’하십니다(요한 4,5-42 참조).

 

교리교육이 복음화에 봉사한다는 것은 ‘계시’ 사건이 우리의 삶과 연결되도록 예수님과의 ‘대화’를 열어주는 것을 뜻합니다. “복음화에는 대화의 길도 포함되어”(「복음의 기쁨」 238항) 있기에, 교리교육은 우리 각자가 체험하고 있는 삶의 깊은 차원, 곧 그 의미와 한계 등을 올바로 마주하게 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을 만나도록 이끌어줍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3-14) [2021년 7월 4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 미사 의정부주보 11면, 김승훈 가브리엘 신부(문산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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