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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49: 혼인성사 1(1601~1602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27 조회수1,034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49. 혼인성사 ① (「가톨릭 교회 교리서」1601~1602항)


혼인성사 전, 삼위일체와 구원의 원리 교리교육 꼭 필요하다

 

 

모든 성사는 “신앙의 성사”(1123)입니다. 성체에 대한 신앙이 없다면 성체성사는 그 사람에게 은총이 되지 못합니다. 믿지 않는 이가 성체를 영하면 은총의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할머니가 코흘리개 어린 손주에게 자신이 받은 성체를 쪼개 먹여주어도 그 아이에게는 구원의 은총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성사에 앞서 신앙교육이 필수적입니다. 특별히 성사들 안에서 ‘그리스도 십자가의 희생’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례와 고해성사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한 새로 태어남의 의미를 볼 수 있어야 하고, 성체성사 안에서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성사를 위한 교리준비입니다. 그렇다면 ‘혼인성사’를 받는 이들은 어떠한 교리교육이 필요할까요?

 

우선 혼인성사 이전에 ‘삼위일체 교리교육’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당신 모습대로” 사람을 만드시되, “남자와 여자로”(창세 1,27) 지어내셨기 때문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완전성은 하느님의 무한하신 완전성의 반영입니다.(370 참조) 아버지와 아드님이 서로를 위해 내어주시는 거룩한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시듯, 남자와 여자가 사랑으로 하나 되는 원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와 마찬가지로 혼인성사 안에서도 ‘성령’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성령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내어주시는 당신의 피와 같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남자와 여자가 원하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으로 부어지는 것’입니다.(로마 5,5 참조) 따라서 삼위일체 교리를 온전히 이해한 신혼부부들은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혼인성사로 받은 성령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꾸준한 기도 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혼인이 ‘구원 원리의 표징’임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는 교회의 신랑이시고 교회는 그분의 신부입니다.(796 참조) 우리는 어머니인 교회에서 태어나 자라며 영적으로 성장하여 교회와 함께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혼인 계약을 맺고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의 신비를 계시하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의 신비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여자의 창조로 시작하여” 마지막 때에 “‘어린양의 혼인 잔치’(묵시 19,9)에 대한 환시로 끝맺습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과 그 ‘신비’” 곧 “그리스도와 교회의 새로운 계약을 통하여 ‘주님 안에서’(1코린 7,39) 이루어진 혼인의 새로운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1602)

 

교회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아담의 옆구리에서 갈비뼈를 빼내어 하와를 만드신 이야기와 같습니다.(창세 2,21-24 참조) 여기서 아담은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하와는 교회입니다. 아담의 옆구리에서 빼낸 ‘갈비뼈’가 십자가에서 흘리신 새 아담의 ‘피와 물’인 것입니다. 교회의 “기원과 성장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창에 찔리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로 상징되었습니다.”(766) 이 ‘피와 물’이 모든 ‘성사’의 원천입니다.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기 때문입니다.”(766) “하와가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만들어졌듯이, 교회도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꿰뚫린 심장에서 태어났습니다.”(766)

 

이 신비를 통해 남편이 아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집니다.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십자가에서 생명을 내어주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해야 합니다.(에페 5,25 참조) 혼인은 계약입니다. 그래서 아내도 생명을 내어주는 남편을 위해 창조의 협조자가 되어야 합니다. 곧 자녀를 낳고 양육합니다. 이렇게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창세 1,28)라는 최초의 부부에게 내리신 하느님 계명이 실현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하느님 자녀들을 탄생시킵니다. 이것이 구원의 원리입니다. 이는 또한 하느님 사랑이 인간의 창조에까지 이어지게 하는 삼위일체 신비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이처럼 삼위일체와 구원 신비를 알고 실현할 수 있을 때 혼인은 거룩한 성사가 됩니다.

 

[가톨릭신문, 2021년 12월 25일,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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