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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50: 혼인성사 2(1603~1605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04 조회수914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50. 혼인성사 ② (「가톨릭 교회 교리서」 1603~1605항)


혼인은 삼위일체 표징이며, 삼위일체는 혼인의 원형

 

 

교회는 혼인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위일체 신비의 상징 중 가장 완전하고 고귀한 표징으로 봅니다. 인간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는데,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남녀 사이의 사랑이 당신께서 사람을 사랑하시는 절대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의 표상이 되게”(1604)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삼위일체 사랑으로 교회가 탄생하였듯이, 부부의 삼위일체 사랑도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창세 1,28)하도록 이끄십니다.

 

한 유튜브 동영상 중, ‘이혼을 앞둔 어느 부부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각방을 쓰고 난 후부터 서로를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이혼 위기의 결혼 5년 차 부부의 화해 이야기입니다. 남편이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한 할머니가 파는 귤을 한가득 사서 식탁에 올려놓았습니다. 씻고 나오니 아내가 귤을 다섯 개나 까서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멋쩍은 듯이 “귤 맛있네”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제야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귤이었는데 5년 동안 단 한 번도 아내를 위해 귤을 사 온 적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며칠 뒤 남편은 그 할머니에게 귤을 사서 식탁에 다시 올려놓습니다. 이번에도 아내와 아이가 맛있게 까먹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맛있다며 어디서 샀느냐는 대화가 시작되고 자신이 깐 귤을 아들을 시켜 남편에게 주었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단순한 것으로 아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눈물이 나올 뻔하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하려는데 아내가 아침 해놓았으니 먹고 가라고 잡았습니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아내표 된장찌개인지.’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내도 울었습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미안하다며 자신이 너무 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아직도 티격태격하기는 하지만 이혼 위기를 그렇게 넘겼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부관계, 혹은 모든 관계에서 필요한 것이 ‘선물’입니다. 모든 관계의 원형인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선물’은 ‘성령님’의 역할이십니다. 남편이 사 온 귤이 성령이시고 그 보답으로 아내가 까 준 귤도 성령이고 아침에 끓여준 된장찌개도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아버지와 아드님 사이를 오가시며 두 분을 하나로 묶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요한 14,11)라고 하실 때, 이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사랑이 ‘선물’이 되게 만드는 성령의 역할로 둘의 관계가 좋아지면 자녀도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합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성령을 주시며 교회와 이 삼위일체 혼인 관계를 이어가십니다. 당신께서 신랑으로 피와 같은 성령을 주시고 교회는 성령을 받아 그분의 신부로서 자신을 봉헌하며 자녀들을 탄생시킵니다. 바오로 사도는 “모든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고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1코린 11,3)라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남자는 머리이고 여자는 몸의 역할입니다. 머리와 몸을 이어주는 힘이 성령입니다. 아내와 남편이 성령으로 하나가 되는 것처럼, 남편과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께서도 성령으로 아버지와도 한 몸을 이루십니다. 이렇듯 혼인은 삼위일체의 표징이고, 삼위일체는 혼인의 원형입니다. 그래서 혼인이 ‘성사’(聖事)인 것입니다.

 

[가톨릭신문, 2022년 1월 2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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