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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해설: 그리스도인의 소명인 돌봄과 환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05 조회수934 추천수0

[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그리스도인의 소명인 돌봄과 환대

 

 

바울라 : 단장님,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데요! 혼자 사는 게 유행인가봐요! 저도 혼자 살면 좋겠어요!

안젤라 : 1인 가구의 현실이 혼자 휴가나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요. 대부분 외롭고 쓸쓸하고, 심지어 자살충동도 느낀다고 해요! 우리 성당 구역에는 혼자 사는 청년들이 많은데 다들 취준생으로, 먹는 것도 변변찮고 다들 어렵다고 해요.

마리아 :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쁘레시디움에서 그분들을 위해 같이 기도하고, 정기적으로 방문이라도 하면 좋겠어요.

 

 

알아보기 – 1인 가구의 급증

 

오늘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변화, 하지만 이젠 일상이 되어버린 풍경에 대해 나눌까 합니다. 바로 1인 가구입니다. 언제부터인가 1인 가구가 부쩍 늘었습니다. 심지어 혼자 사는 것을 광고하듯 유행을 타기도 합니다. “혼술(혼자 술 먹기), 혼밥(혼자 밥먹기), 혼여(혼자 여행하기)…” 익숙한 단어들이지요? 혼자서 여유 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편안함을 누린다는 얘기가 솔깃합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 혼자 사는 이웃이 무척 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 1인 가구는 936만7439가구로 전체 2338만3689가구의 40.1%를 차지합니다.(2021년 9월 기준) 10집 중 네 집은 혼자 사는 집인 셈입니다. 1인 가구의 사유는 학업과 직장, 사별 등이 주요 요인인데 미혼과 비혼 비율의 증가, 개인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의 확산과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영향도 크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빈곤과 심리적 외로움, 건강 악화입니다. 1인 가구 중 많은 수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취준생 청년,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 폐지 줍는 할머니들이 빈곤과 소외로 고통 받습니다. 실제로 혼자 사는 노인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경우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심화하기 – 1인 가구의 그늘

 

일단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빠르다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혼자 사는 삶에 대해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1인용 물품이 있다고 해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준비되지 않은 1인 가구의 삶은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불행한 이들이 많아지고 사회에 소외와 불안이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변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꽤나 많습니다. 불면, 공황장애, 우울, 불안,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독사, 무연고사와 외로운 죽음도 많아집니다. 특히 발달기인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인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혼자 살아보셨습니까? 준비가 된 사람에게도 혼자 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사회는 각박해지며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점점 익숙해집니다. 이는 개인의 고립, 사회에 대한 불신, 공동체의 해체를 야기하고 사회의 병약화로 이어집니다.

 

- 명동성당 제의실 천사상.

 

 

하느님의 일을 하는 존재를

천사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나에게 천사가 오길 바랄 때가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그 소망은 더 간절합니다.

눈물을 닦아주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처지를 공감해주는

친구 같은 천사.

그런데 나도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면서 말이지요.

바로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일입니다.

 

 

사회교리의 가르침 –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

 

영국은 2018년 1월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설치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부서를 신설하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금 확충 방안 목소리도 있고, 1인 가구를 돌보는 ‘살피미 앱’도 생겼습니다. 이런 제도적 방안도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바로 우리 의식의 변화입니다. 환대와 돌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앙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웃은 어떻게 사랑해야 합니까? 마치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 속에서 이웃을 보라고 끊임없이 선포합니다. 사회교리는 그 사랑을 어떻게 실천해야하는지에 대한 지침과 식별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인간존엄입니다. 이웃들, 고통 받는 사람들을 환대하고 돌보는 것입니다.

 

 

레지오의 가르침 – 레지오 단원의 사명, 돌봄과 환대

 

레지오 교본에 “감화의 비결은 사랑이다”(39장 레지오 사도직의 주안점 16항)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세상은 분명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세상이지만 동시에 죄와 죽음, 소외와 고통이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레지오 단원의 소명은 바로 우리가 고백하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2022년을 살아가며 오늘날의 복음 선포는 어려운 이웃을 환대하고, 그들과 따스한 사랑을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그런 사랑을 나누는 하느님의 천사가 되길 바랍니다. 아, 물론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 같이 기도하고 이를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타인,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향하여 열려 있다. 인간은 ‘너’에 대하여 ‘나’라고 말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에 인간은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고, 자기 삶만 돌보는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친교를 맺는 관계 안으로 들어간다.<간추린사회교리 130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2월호, 이주형 사도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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