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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157: 복음과 사회교리 - 공정과 정의의 큰 원칙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27 조회수1,678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57.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579항)


공정과 정의의 큰 원칙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외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내적으로는 더 심화되고, 또 마음의 눈이 열려서 인생을 더 깊이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만약 시련의 때라면, 오히려 우리 자신을 보다 성장시킬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중)

 

 

불안한 시대?

 

삶은 늘 치열한데, 요즘은 거기에 피곤함과 불안함이 더해진 것 같습니다. 이유인즉슨 첫째로, 과거에 비해 SNS나 정보통신의 발달로 각종 뉴스와 소식, 검증되지 않은 거짓말과 독선 같은 신념들이 범람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판단과 식별을 흐리게 하고 지치게 합니다.

 

두 번째로 불안입니다. 현대사회의 모든 것은 불안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장 코로나19 사태, 과도한 입시와 취업경쟁, 경제회복, 일자리와 집값, 기후환경 위기, 개인의 노후 준비와 복지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학생들과 청년, 직장인과 자영업자, 어린이와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불안합니다. 피곤하고 불안하니 이해관계에 대해서도 첨예해지고, 갈등이나 반목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과 정의를 위한 가장 큰 원칙은?

 

문제는 원인에 대한 대처입니다. 사회를 관찰하며 들은 가짜뉴스나 거짓말을 식별해야 하고, 개인과 사회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을 복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고비는 그 다음입니다. 개인이나 사회가 공정하게 행동하는가입니다. 여기서 공정의 기준은 “나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입니다.(마태 22,39) 제 몸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실상 내 이익이 우선이라는 유혹은 언제나 정의와 공정을 공허한 메아리로 만듭니다.

 

지치고 힘든 이 시대가 바라는 정의와 공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대한 회복인지도 모릅니다. 일터에서 보람차게 일을 하고, 퇴근 후 가족들이 한데 모여 식사를 하고, 친한 지인들과 여가를 보내고, 성실한 땀 흘림이 공정한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동반돼야 합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을 알렸습니다. 경기 판정과 운영, 공정성, 개최국의 지나친 국수주의라는 논란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일각에서는 따뜻한 올림픽 정신도 비춰졌습니다. 14살 때부터 소아 당뇨병을 앓았던 카밀라 코즈바크 선수가 보여준 인간승리를 비롯해서 메달과 상관없이 선수들이 보여 준 훈훈한 우정과 존중의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기실 그것은 삶을 불안하고 불확실하게 만들려는 것들과의 싸움이었고, 금권이나 명예, 나약함의 유혹을 이겨낸 값진 승리였고 친구를 위하는 숭고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더 공정하고 정의로워져야 하며 그 바탕은 이웃사랑입니다. 비록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 선함, 사랑, 이웃, 희망을 선택할 수 있는 확신에 찬 용기와 행동입니다. 고단한 현실이 확신을 주긴 어렵지만 확신과 용기는 그 속에서 길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사회 분야에 대한 투신에 더욱 큰 힘을 쏟게 한다… 모든 사람이 그러한 투신 뒤에 감추어진 종교적 동기를 공유하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동기에서 비롯되는 도덕적 확신은 그리스도인들과 선의의 모든 사람 사이의 만남의 장이 된다.”(「간추린 사회교리」 579항)

 

[가톨릭신문, 2022년 2월 27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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