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58.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33항)
공동선과 사랑의 문명, 투표의 고려 요소로 삼아야 이 신부: 드디어 대통령선거예요! 마리아: 저는 투표하지 않으려고요! 제가 안 해도 누군가 당선이 되겠죠! 후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율리아: 저도 그래요, 당장 취직도 안 되는 판에, 와닿는 바가 별로 없어요. 몇 년째 취업 준비만 했어요. 그런데 누가 당선이 된다고 저희에게 일자리가 생길까요? 게다가 지금 정부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지만 못 지켰듯이, 공약(公約)이란 게 말 그대로 말뿐인 공약(空約)이잖아요? 스텔라: 저는 투표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책이나 공약도 꼼꼼히 보고 있어요. 루치아: 투표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 좋겠어요. 바울라: 누가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 잘 모르고 찍는 경우도 참 많아요. 그런 걸 제대로 가르쳐 주는 교육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대통령선거 투표를 앞두고 지난 세 번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평균 71%였고, 2017년 마지막 대선 투표율은 OECD 평균보다 10%p 높은 77.2%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소득 상위 20%는 92%, 소득 하위 20%는 60%로 큰 격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20~30대 젊은 층보다는 50대 이상에서 투표율이 높았습니다. 역대 대선 투표율이 상승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82.8%로 높게 나타났습니다.(2022년 2월 7~8일, 한국갤럽 조사) 인물과 도덕성, 합리적 정책 공약 등이 표심의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또한 20~30대의 투표율 반등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결과를 결정하는 표)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공동선, 투표의 목적 중 하나 「간추린 사회교리」에서도 정치 참여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고(191항) 투표는 그중 한 방법이라고 합니다.(413항) 또한 인간존엄, 공동선과 생명수호가 그리스도인의 핵심 의무이고 이를 위해 정상적인 정치 공동체의 구성이 필요하기에 투표는 신앙인의 필수 의무로 해석됩니다. 물론 투표는 양질의 일자리, 주거와 부동산, 조세와 복지, 노후 등 개인의 이해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신앙인들은 공동선이라는 복음적 가치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공동선이란 경제적 이윤 추구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나만을 생각하는 것도 공동선이 아닙니다. 공동선은 우리를 둘러싼 생태환경, 아프고 울부짖는 이웃의 고통, 평화가 절실히 필요한 현장처럼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조각에 대해 형제적 관심을 실천함으로 사회 전체의 행복 총량을 높이는 것입니다. 요컨대 그리스도인들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인 사랑의 문명과 공동선을 투표의 고려 요소로 삼아야 합니다. 올바른 투표를 위한 노력 투표만으로 우리 사회가 단번에 변화되지 못할 것이며 변두리의 상처받고 소외당한 분들에겐 더 많은 사랑의 손길과 치유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올바른 투표는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사랑과 배려, 화해와 양보와 같은 신앙의 열매가 필요합니다. 또한 향후 올바른 투표를 위한 우리의 자질과 역량, 안목도 키워야 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소중한 참여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사회를 위한 한 표가 되길 기도합니다. “하느님 백성의 삶의 법칙인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사회적 정치적으로 모든 인간관계에 영감을 불어넣고 이 관계를 정화하며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다.”(「간추린 사회교리」 33항) [가톨릭신문, 2022년 3월 6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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