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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74: 죄(1846~1851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29 조회수1,343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74. 죄(「가톨릭 교회 교리서」 1846~1851항)


상처를 보여주는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다, 죄도 그렇다

 

 

얼마 전 20유로(약 2만6000원)를 ‘치약 넣은 오레오 쿠키’와 함께 노숙인에게 준 스페인 한 유튜버가 약 3000만 원의 벌금과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은 뉴스가 있었습니다. 치약 오레오를 먹은 노숙인은 바로 이를 토해냈습니다. 유튜버는 노숙자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20유로를 기부하는 선행을 했다고 여겼습니다. 심지어 오랜 시간 양치하지 않은 그에게 치약은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다고도 말했습니다.

 

인간이 누군가에게 주려는 사랑은 이 청년의 행위와 같습니다. 우리의 사랑이라는 맛있는 쿠키 안에는 치약과 같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본래 인간은 온전히 사랑할 능력이 없습니다. 나의 사랑 속에 상대를 이용하여 나의 이익을 챙기려는 이기적 마음이 항상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죄는 서로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저버리는 것”(1849)이 죄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죄는 자기 힘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교만입니다. 자기를 지나치게 믿고 사랑하는 것이 곧 하느님의 도움을 무시하고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죄가 됩니다.(1850 참조) 하느님 없이 하느님처럼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자기 힘으로 하느님처럼 되려는 가장 큰 죄입니다. 하느님만이 사랑이십니다.

 

무리 생활하는 어떤 동물도 부모의 도움 없이 무리에 들 능력을 갖추지는 못합니다. 늑대 무리에 들려면 늑대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고 원숭이 무리에 들려면 원숭이 어미에게 자라야 합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없이 혼자서는 두 발로 서거나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하물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하느님 도움 없이 합당한 수준의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죄인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죄인임을 드러내야 합니다.(1848 참조) 주님은 “상처를 검진하는 의사”(1848)처럼 우리가 죄인이었음을 인정하기만을 원하십니다. 그러면 도와주십니다. 의사는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는 사람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2001)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데이비드는 피노키오처럼 푸른 요정의 도움으로 자신도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인간에게 버려집니다. 데이비드는 바다 깊은 곳에서 푸른 요정의 동상을 발견합니다. 요정에게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그렇게 2000년이 흐릅니다.

 

데이비드는 적어도 자기 힘만으로는 인간이 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기도’입니다. 데이비드의 기도는 자신을 기계로 인정하고 사람으로 새로 태어나게 해 달라는 간청이었습니다. 우리의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사랑할 능력이 없는 죄인임을 인정하고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는 시간입니다. 사랑은 성령으로 우리 안에 부어집니다.(로마 5,5 참조)

 

따라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한 사람만이 기도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의사에게 상처를 내어 보이는 환자처럼, “하느님 자비의 계시”(1846)인 복음을 믿어 그분 힘으로 사랑하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바로 이 과정을 통해서만이 우리가 죄에서 벗어나고 사랑할 능력을 지닌 존재로 새로 태어납니다.

 

[가톨릭신문, 2022년 6월 26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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