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알아보기 – 많은 분의 죽음을 애도하며 2년 반에 걸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종료돼갑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재유행의 불안함도 있으나 그래도 활력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운 이들과의 재회, 거리에 가득한 웃음과 즐거움, 여행과 만남의 설렘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전 세계 공식감염 인원 5억3천여 명, 그중 630만여 명이 사망했고, 한국은 누적 확진자 1천8백만여 명에 사망자가 2만4천 명입니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은 분이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병상과 장례식장이 부족했고, 가족들에게조차 마지막 인사가 허락되지 못했으며 위중한 환우들은 외부와 차단된 채 쓸쓸히 삶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혹한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도 적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괴로움에 처한 이웃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구촌 곳곳에서 이런 아픔을 애도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심화하기 – 십자가를 나누어지며 우리의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려 하나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낸 분들에게 일상은 상처와 슬픔만이 남았습니다. 코로나 시기 신앙생활과 사목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논의도 진행됐으나 간과돼서는 안 될 것이 고통 받는 이웃들과 어떻게 함께할지 입니다. 그래서 간추린 사회교리는 신앙 공동체의 사명에 대해 “가톨릭교회는 인류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나누며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과 함께하고 모든 사람 가운데에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한다.”라고 강조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60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어려움과 슬픔 속에 계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우리가 나누는 노력과 정성은 하느님께 봉헌되는 참된 예물입니다. 사회교리의 가르침 – 나누고 실천하는 사랑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선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영원한 생명, 하느님 나라, 구원과 천국이라는 결실이 있습니다만, 여기에 반드시 더해져야 할 것은 이웃과 함께 감,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줌, 이웃 사랑이라는 삶의 태도입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이웃 사랑을 당부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루카 10, 25-28)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처럼 가톨릭교회는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알든 모르든, 모든 사람,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과 고통 받는 이들이 자기 형제자매라는 것을 깨닫도록 권유합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105항) 그리고 신앙의 본질은 바로 사랑의 나눔이며 이를 위한 적극적인 투신이 평화를 가져옴을 강조합니다. 한국천주교회사에서 명동성당은 신앙과 증거의 살아있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박해와 순교라는 풍파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신앙을 전했던 역사가 오늘날의 한국천주교회를 이뤄냈습니다. 그렇게 지금껏 이어져온 신앙은 우리에게 주님께서 가장 아파하시는 곳으로 가라고 초대합니다.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 손길 필요한 곳에” (신상옥, 내 발을 씻기신 예수님) <사진> 명동성당 전경(노현기 다니엘 신부) 레지오의 가르침 – 레지오 단원은 주님의 파견된 이 “성모님의 마음과 제 마음은 하나이오며, 이 하나인 마음으로 ‘주님의 종이오니’라고 다시 사뢰오니, 당신은 성모님을 통하여 큰일을 하시고자 다시 오시나이다.”(레지오 선서문 중) 본당 보좌신부 시절, 레지오 선서를 하는 자리에 초대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눈시울을 붉히시며 선서하시는 모습은 늘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사랑과 거룩함에 나를 봉헌하는 순간이며 신앙의 아름다움이 환히 피어나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마치 하늘에서 “너는 나의 사랑하는 자녀이다”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은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 그분께 파견된 천사들입니다. 여러분들이 받으신 사랑을 세상에 전하시길 소망합니다. “죄악과 슬픔에 찬 곳으로 단원들을 파견하여 좋은 일을 하게하며, 이렇게 활동하는 동안 사도직 열정에 불이 붙어 더욱더 큰일을 하도록 만든다.” <12장 레지오의 외적 목표, 더 멀고 큰 목표 지역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7월호, 이주형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 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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