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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교회의 거룩한 표징들10: 인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7-19 조회수946 추천수0

[가톨릭교회의 거룩한 표징들] (10) 인간


하느님께서 생명의 숨으로 창조한 ‘인간’

 

 

-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손수 빚으시고 당신 숨을 불어넣으시어 창조하셨다. 그래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하느님의 거룩한 모상이 되었으며 하느님 자비의 본보기가 되었다.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프레스코, 시스티나성당, 바티칸.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시편 저자는 도대체 인간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그를 찾아 주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시어 만물을 다스리게 하셨는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에 놀라운 기쁨을 표현하며 찬양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지어내신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왜 인간만을 이토록 극진히 사랑하시고 자비를 베푸실까?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으로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다.(창세 1─2장 참조) 이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아드님 곧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모상이 되고, 영광스럽게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로마 8,29-30 참조) 따라서 인간은 하느님의 거룩한 표징이며, 하느님 자비의 본보기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제외한 우주 만물을 ‘말씀’으로 창조하셨다.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드러나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고 한다.(창세 1,1-25 참조)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단지 말씀으로만 지어내시지 않고, 특별한 방법으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직접 ‘빚으시고’, 당신 ‘숨을 불어넣으시어’ 생명체가 되게 하셨다. “주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 땅에는 아직 들의 덤불이 하나도 없고, 아직 들풀 한 포기도 돋아나지 않았다. 주 하느님께서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흙을 일굴 사람도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땅거죽을 모두 적셨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5-7)

 

하느님께서는 말씀이 아닌 ‘행위’로 인간을 창조하신 것이다. 먼저, 하느님께서는 당신 손으로 인간을 직접 빚으셨다. 이는 인간을 향한 창조주 하느님의 섬세함과 세심함을 드러낸다. 인간 존재는 땅에서 창조되었으며 땅으로 빚어졌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땅의 아들이 아니며 우연한 산물도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직접 빚으신 존재로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사랑 가득한 계획안에 자신의 기원과 소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교황청 성서위원회, 「성서 인간학」 35-26쪽 참조)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빚으신 다음 인간에게 당신 숨을 불어넣으시어 생명체가 되게 하셨다. 하느님의 숨은 ‘생명의 숨’이다. 이 생명의 숨은 단순히 인간을 살게 해주는 호흡이 아니다. 이 생명의 숨은 인간을 다른 피조물과 근본적으로 구별 짓는다. 인간은 하느님의 숨을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생명체로 살 수 있으며, 하느님의 숨을 받아들이면서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다른 모든 피조물과 조화롭게 살고 책임을 지는 신분이 된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특별한 사랑은 이것뿐만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다. 하느님의 외아드님, 곧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말씀’이시다.(요한 1,4; 야고 1,18; 1베드 1,23-25 참조)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의 영을 부어 주시어 죽어야 할 운명의 사람들이 새롭고 불멸의 생명으로 되살아나게 하신다.(로마 8,11)

 

예수님께서는 모든 인간의 영원한 생명(마르 10,30; 요한 3,15-16)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셨다. 주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모든 종족과 모든 시대의 인간은 죽어야 할 몸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그 부르심에 응답한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은 주님의 생명의 신비에 참여(로마 6,9-10; 2티모 1,10)하고, 영광스럽게 구원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실현하게 된다.(로마 8,18-30 참조)

 

인간은 하느님의 숨을 받아들인 ‘특별한 본성’을 지닌 존재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닌 이 특별하고 탁월한 본성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고, 하느님의 계획에 순종하여 하느님의 뜻을 역사 안에서 실행한다. 인간의 진정한 삶이 다른 피조물처럼 ‘먹을 것’에 의존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신명 8,3 참조)

 

이에 성경은 모든 인간은 양심에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로마 2,14-15) 인간은 본성적으로 지성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이며,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으면서 부름 받은 존재라고 성경은 고백한다. “주님께서 사람을 흙에서 창조하시고 그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하셨다. 그분께서는 정해진 날수와 시간을 그들에게 주시고 땅 위에 있는 것들을 다스릴 권한을 그들에게 주셨다. 그분께서는 당신 자신처럼 그들에게 힘을 입히시고 당신 모습으로 그들을 만드셨다. 그분께서는 모든 생물 안에 그들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 놓으시고 그들을 들짐승과 날짐승의 주인이 되게 하셨다. 그들은 주님의 다섯 가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덧붙여 그분께서는 여섯 번째로 그들에게 지성을 나누어 주시고, 일곱 번째로 그분의 능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이성을 주셨다. 그분께서는 분별력과 혀와 눈을 주시고 귀와 마음을 주시어 깨닫게 하셨다. 그분께서는 지식과 이해력으로 그들을 충만하게 하시고 그들에게 선과 악을 보여 주셨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마음에 당신에 대한 경외심을 심어주시어 당신의 위대한 업적을 보게 하시고 그들이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영원히 찬양하게 하셨다.”(집회 17,1-8)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1월 17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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