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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182: 도덕률 - 자연법(1954~1960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29 조회수946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82. 도덕률 - 자연법(「가톨릭교회 교리서」 1954~1960항)


인간은 자연의 법칙을 조작할 수 없다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말 그대로 수많은 동식물이 어우러진 지상천국이었습니다. 그러나 1900년대부터 인간이 농장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늑대를 무분별하게 사냥함으로써 공원이 급격히 황폐해졌습니다. 천적인 늑대가 사라지자 순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모든 풀을 먹어 치워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되어 버렸습니다. 풀이 줄어들자 설치류와 같은 작은 동물들도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나무들도 자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나무가 자라지 않으니 굽이치던 계곡물도 수직으로 달려 주위 땅이 메말랐고, 물고기가 사라지니 당연히 비버와 같은 동물도 사라졌습니다. 이후 정부에서 70여 년간 국립공원 이전 모습을 재건하려 갖은 노력을 하였으나 모두 허사였습니다. 결국 1995년 늑대 열네 마리를 국립공원에 방사하였습니다. 그러자 순록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식물들이 다시 자라고 나무는 다섯 배 이상 성장하고 다양한 새들이 돌아왔습니다. 강의 흐름도 바뀌어 멸종되었던 비버도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마치 자신이 자연의 창조자인 양 자연의 법칙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한 법칙으로 돌아갑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입니다. 정밀한 시계는 부품 하나만 빠지더라도 시계 전체가 고장이 납니다. 따라서 창조의 법칙을 아는 수리공이 아니면 시계를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자연계 내에 존재하는 법칙을 인정하고 그 법칙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도 살 수 있습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 교만과 이기심으로 자연에 법칙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같은 일이 현재 바다에서 그대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샥스핀이라는 요리를 위해 인간은 상어를 한 시간에 2~3만 마리씩 죽인다고 합니다. 등의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다시 바다에 버리는 것입니다. 바다의 포식자를 죽여주니까 다른 물고기들이 고마워해야 할까요? 생태계가 파괴되고 바다가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바다의 사막화가 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사막은 이산화탄소를 잡아놓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무엇을 창조할 때는 반드시 그 안에 일정한 법칙을 새겨 넣습니다. 자동차가 있다면 설계도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 안에도 양심의 시스템과 같은 정밀한 법칙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창조된 모든 것들 안에 존재하는 원리만 잘 이해하고 순응해도 인간은 죄를 지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 법칙 안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모든 피조물 안에 존재하는 “자연법은 인간에게 선과 악이 무엇이며,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를 이성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타고난 도덕의식의 표현입니다.”(1954) 인간이 자연의 창조자인 양 자연의 법칙을 좌지우지하려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에서 하느님 법을 보고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전쟁에서 패한 어떤 장군이 동굴에 숨어들었습니다. 칼을 꺼내 자결하려는데 작은 거미 한 마리가 힘겹게 거미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거미는 7~8번이나 실패하면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장군은 ‘하찮은 거미도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데 나는 한 번 실패했다고 죽으려 했구나!’라고 크게 뉘우치고 재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어쩌면 자연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 창조의 법칙, 곧 ‘자연법’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신문, 2022년 8월 28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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