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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해설: 작은 실천이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05 조회수1,704 추천수0

[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작은 실천이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알아보기 – 따스한 공동체가 필요해!

 

저물어가는 한 해와 함께 대림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982년부터 매년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이자 ‘사회교리 주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핵심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명과 인간 존엄의 수호입니다. 이는 우리와 상관없는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겪는 문제입니다. 아빠와 엄마, 자녀, 모든 가족이 위험에서 안전하길 바라고, 땀 흘려 일하는 일터에서 보람되게 일할 수 있고, 어디서든 존중과 보호를 받는 사회, 차별과 혐오가 없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즉, 우리 모두에겐 즐거운 나의 집과 같은 따뜻한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또한 그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이를 세상에 가져다주는 것, 그것이 바로 신앙인의 역할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각박하고 메마르게 느껴지는 것은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됩니다.

 

 

심화하기 – 신앙의 주변부에만 맴돌지 말아야

 

현대사회는 분명 많은 성취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강한 빛의 이면에 어둠이 있듯 여러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재화와 감각적 쾌락에 모든 이목이 쏠렸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볼거리와 들을 거리,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 맛있는 먹거리, 흥미로운 취미, 여행지에서의 놀거리, 심지어 SNS를 통한 가십거리가 온통 가득합니다. 대신 이웃에 대한 따스한 관심, 내가 희생하더라도 누군가를 돕겠다는 숭고한 마음, 하느님은 어떻게 바라보실까 하는 신앙의 시각,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으려는 신앙의 열정은 약해지지 않았습니까?

 

이런 세태는 자칫 영적 세속주의로 흐를 수 있고, 우리 모두를 신앙의 진리 주변에만 맴돌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루카복음의 어리석은 부자, 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자캐오, 아버지의 사랑을 믿지 못해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탕자,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해 불신과 실망한 채 살아가는 제자의 모습으로 남게 합니다.

 

 

사회교리의 가르침 – 좋은 사람이 되보시렵니까?

 

신앙과 사회교리가 추구하는 바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입니다. 거룩한 사람이 되라는 초대는 이웃과 세상을 위해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뜻입니다. 사회교리가 제시하는 일곱 가지 원리들인 인간존엄, ‘공동선’과 ‘연대성’, ‘보조성’과 ‘재화의 선용’, ‘어려운 이웃에 대한 우선적 선택’, ‘참여’는 하느님과 세상이 요청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구체적 실천 원리들입니다. 또한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약속받은 우리 신앙인들의 의무이며 훗날 하느님 앞에서 셈을 할 때 우리가 보여드릴 삶의 성적표입니다.

 

여기서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직업과 사회적 역량에 따라 그러한 사랑을 실천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 공동선을 위한 노력이 사랑으로 활성화되면 단순한 세속적 정치적 활동보다 더 값어치 있는 것이 됩니다. … 인간의 지상 활동이 사랑으로 일어나고 유지되면 인류 가족의 역사가 나아가는 목표인 보편적인 하느님 도성의 건설에 기여하게 됩니다.”(‘진리안의 사랑’ 7항)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현실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신뢰하는 이들을 일컫습니다. 더 나아가 누군가의 가난을 끌어안는 이들이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필자) 그런 분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이신 그분을 뵙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들 꼭 안아주실 겁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3)

 

 

레지오의 가르침 – 여러분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 2년간 사회교리 원고를 쓰며 저 역시 사회교리를 더 살펴보고 아울러 레지오의 영성도 함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간 동안 제가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은 레지오 단원분들의 훌륭한 모습들이었습니다. 성당의 차량 봉사를 위해 주일 아침 일찍 나오시는 단원분들, 쌀쌀한 날씨에도 거리에서 선교하시는 모습, 본당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모습, 심지어 고령의 연세에도 힘든 일조차 마다 않고 기도와 봉사를 이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제인 저도 큰 깨우침을 얻습니다.

 

그런 기도와 봉사는 참으로 값지며 이웃과 세상에 큰 힘이 됩니다. 사랑은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하듯, 그 작은 봉헌이 나와 이웃, 세상을 변화시키는 밀알이자 누룩입니다. 또한 그것이야말로 진정 감사하고 격려해야 할 일이며, 신앙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입니다. 그런 여러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참된 하느님의 자녀이지 성모님의 군사들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은 “땅 끝에 이르기까지”(사도 1,8) 선포되어야 하므로, 사랑의 새 계명은 온 인류 가족을 포함하며 한계가 없다. (간추린사회교리 3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2월호, 이주형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 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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