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한국 가톨릭교회는 다음 주일 6월 25일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냅니다. 이날은 1992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북한 선교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제정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교회는 1965년부터 한국 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에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침묵의 교회”라는 말에는 북한 교회를 ‘죽은 교회’로 보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당시 냉전이 종식된 세계 현실에서, 이제는 북한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통해 새롭게 다가가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해 한국 교회가 겨레의 하나 됨과 평화 통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정하고 복음적 노력을 기울이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1989년 한국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입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에페 2,14)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계성체대회는 한반도 분단의 비극과 여기서 파생된 고통과 희생, 갈등을 주님께 봉헌하면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1995)에도 반영되어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에 특별히 신자들에게 북한 교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제202조)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려면 증오와 대결이 아닌 화해와 일치로 돌아서야 합니다. 오늘날 점점 갈등으로 치닫고 이를 해소할 출구가 사라지는 듯 보이는 한반도 상황에서, 평화를 위해 마음 모아 기도하는 일은 분명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입니다. 살아 깨어있는 신앙인으로서 분열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고,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지향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어야겠습니다. 한국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아래와 같은 지향으로 9일 기도를 바칩니다. 6월 17일(토)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회심을 위하여 6월 18일(일) 세계 정치 지도자들을 위하여 6월 19일(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위하여 6월 20일(화) 경제제재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6월 21일(수) 한반도의 복음화를 위하여 6월 22일(목) 이산가족과 탈북민을 위하여 6월 23일(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6월 24일(토) 평화의 일꾼을 위하여 6월 25일(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완전히 끝나고 평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9일 기도에 관한 방법과 내용은 QR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 18일(가해) 연중 제11주일 의정부주보 4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최슬기 마리아, 고윤서 마리스텔라,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